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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美대통령의 그린란드 집착…주민 85%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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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알래스카' 점찍은 듯
풍부한 희토류·지정학적 가치
전문가들 '강대국 논리'에 우려

미국은 1867년 러시아에 720만달러를 지불하고 17만㎢ 면적의 알래스카를 매입했다. 당시에는 쓸모없는 땅을 샀다고 비난받았지만, 이후 알래스카는 다량의 석유를 비롯해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된 '자원의 보고'로 재평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2의 알래스카'로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점찍은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 영토 주권을 아무렇지 않게 짓밟는 '강대국의 논리'에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그린란드 매입' 7년 전부터 구상
[글로벌 포커스]美대통령의 그린란드 집착…주민 85%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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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미국이 매입하는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봄이다. 당시 백악관 참모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가 그린란드 지원 문제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며 그린란드 매입을 검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전체 영토의 85% 이상이 얼음으로 덮인 그린란드는 어업 외에는 이렇다 할 수입원이 없어 매년 덴마크로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연간 보조금은 현재 6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자기 생각을 전했을 때 참모들은 당황했고, 일부는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이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떤 결론이 나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한동안 조용했던 백악관에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하면서 그린란드도 다시 '태풍의 눈'으로 재부상했다. 상·하원의 비준을 통해 공식적으로 트럼프 2기의 시작을 알린 지난해 1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캐나다·그린란드·파나마 운하를 미국이 소유해야 한다며 영토 편입설을 주창했다.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그나마 그린란드와 덴마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의 우려를 샀던 '미국의 병력 투입' 옵션은 더이상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맹국들은 그린란드 주둔 병력을 서둘러 늘리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에 프랑스와 독일, 영국,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도 규모는 작지만 병력을 파견하며 힘을 보탰다.


미국이 돈을 주고 그린란드를 사들일 가능성도 크지 않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 참모들은 그린란드 주민당 1만∼10만달러(약 1450만∼1억4540만원)를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최저액으로 잡아도 미국의 2026년 국방예산(약 9000억달러)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미 NBC뉴스가 보도한 전문가 추산치(5000억~7000억달러(735조~1027조원))와 간극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관심을 끌었던 14일 백악관 회동은 안보 우려 해소를 논의할 실무그룹을 구성하는 것 외에 큰 성과 없이 끝났다. 덴마크는 영유권 이양은 '레드라인'이라며 입장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후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을 거론하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5일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나 중국 어느 쪽도 그런 계획을 발표한 적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대신 관세 등 다른 외교·안보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우리가 국가 안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린란드 사안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를 강하게 밝혀왔는데, 이런 기조에 반발하는 나라들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희토류 매장량 3610만t 추정
[글로벌 포커스]美대통령의 그린란드 집착…주민 85% 반대

그린란드의 가치는 크게 경제적·지정학적 두 가지 측면으로 나뉜다. 이는 ▲미·중 패권전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희토류를 비롯해 니켈, 우라늄 등 다양한 전략적 광물을 보유한 자원 보고로서의 가치와 ▲북극 항로 개방과 글로벌 물류망 변화 속에서 핵심 변수로 떠오른 지정학적 가치다.


그린란드가 보유한 자원 중 특히 주목받는 광물은 희토류다. 희토류는 반도체·배터리·방산산업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필수적인 원자재다. 그린란드 정부는 2023년 기준 자국에 약 3610만t에 달하는 희토류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아직 탐사가 진행되지 않은 남부 일부 지역에도 대규모 희토류 자원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그린란드는 미국 워싱턴D.C.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잇는 북극 기준 최단 경로상 중간에 위치한다. 핵심 요충지이자 전략적 거점이다. 미국으로서는 그린란드 확보를 통해 러시아를 견제하고 중국의 북극 진출을 차단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이전에도 미국은 그린란드의 가치에 주목했다. 덴마크와 군사방위조약을 맺은 미국은 1951년부터 그린란드에 공군기지를 운영 중이고, 1964년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은 덴마크에 "1억달러어치 금을 지불하고 그린란드를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덴마크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


미국은 최근까지 그린란드에서 영향력을 강화해왔다. 2020년에는 약 70년 만에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 미 영사관이 다시 문을 열었다. 미국은 2021년 그린란드 자원부와 협력해 광물 자원 탐사와 규제 시스템 개선을 지원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년에는 미 국방부가 피투피크 우주기지 현대화를 위해 39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강대국 논리' 통용되는 시대"
[글로벌 포커스]美대통령의 그린란드 집착…주민 85% 반대 그린란드 누크의 한 상인이 14일(현지시간) '그린란드는 팔지 않는다(Greenland is not for sale)'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손에 들고 있다. 지난해 1월 여론조사에서 그린란드 주민 85%는 "미국 편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린란드 정부와 주민들은 2019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미국령이 되는 것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일부가 되느니 덴마크에 남는 편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그린란드 주민 85%는 "미국 편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를 쥐고 흔드는 미국의 모습에 공포를 느끼는 건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프랑스는 다음 달 6일 그린란드에 영사관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이 밝혔다. 그는 영사관 개설이 "그린란드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정치적 신호"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긴급체포한 후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의 내용에 주목했다. 백악관은 그린란드를 "필요로 한다(needs)"고 주장하면서 그린란드를 확보하는 것이 '국가안보 우선 과제'라고 적시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우나 해서웨이·스콧 샤피로 예일대 교수는 최근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미국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이라는 합법적 수단이 아닌 불법이면서 일방적인 무력과 강압을 통해 베네수엘라에 이어 콜롬비아, 쿠바, 그린란드, 멕시코 등 주권 국가와 영토를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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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강대국 논리는 일찍이 예견됐던 바이기도 하다.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해 초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침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우리는 강자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전통적 고립주의와 달리 군사력을 토대로 타국 영토를 탐내는 팽창주의적이고 식민주의적 성격을 띤다"고 분석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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