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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VESTORS]“코스피5000 방어 어려워…외국인 장기자금 유입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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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링자산운용 박종학 대표 인터뷰
글로벌도, 韓 증시도 AI가 최대 변수
AI 중심 랠리 상당기간 이어질 것
주요국 통화정책·韓 자본시장 정책도 변수

"글로벌 증시도, 한국 증시도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인공지능(AI)이다. 기업들의 투자와 주요국 간 패권 경쟁이 치열한 만큼 버블이냐 아니냐를 둘러싼 변동성은 있겠지만, 증시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 증시를 좌우할 변수로 ▲AI 사이클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비롯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AI 사이클과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서,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 지속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국내 자본시장 제도의 구조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이다. 1988년 설립된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은 현재 약 25조5000억원(국내 주식 17조원) 규모의 운용수탁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 대표는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K-INVESTORS]“코스피5000 방어 어려워…외국인 장기자금 유입돼야”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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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경쟁 더 지속될 것"…韓 증시 좌우할 변수 셋

먼저 박 대표는 AI 산업을 둘러싼 현재의 투자 열기를 구조적 경쟁 국면으로 평가했다. 그는 "AI 산업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이 경쟁에서 승자 구도가 가시화되는 시기가 돼야만 사이클이 꺾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거품론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 간 투자 경쟁과 국가 간 AI 패권 경쟁이 맞물리며 AI 중심의 증시 랠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도) 버블이다, 아니다의 과정을 겪어갈 것"이라면서도 "생존자 구도가 좀 더 가시화돼야 (빅테크 중심의) 과도한 투자가 줄고 사이클이 꺾이겠지만, 그전까지는 계속 인프라 투자 경쟁을 해야만 한다.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 변수로는 통화정책,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이 꼽혔다. 박 대표는 "경기는 전반적으로 괜찮아 보인다"면서도 "현재까진 기업들이 미국발 관세 부담을 껴안고 있는데,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이 경우 물가 상승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향방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과 한국 증시에 직접적 여파를 미칠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베네수엘라 제재 움직임 등과 관련해서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관리하려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지금 관세로 인한 물가 압력이 일정 부분 가려져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한국 증시의 경우,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세 번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대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이후, 후속 조치들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특히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법 개정 후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선 종목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국한돼 있는 점은 우려점으로 꼽혔다. 박 대표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바라보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시각이 아직은 '테마성' 접근에 머물러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이 본격화되면 지주사, 은행, 증권주가 구조적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지만, 아직은 반짝 상승 후 매도하는 트레이딩 테마로 여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 의사결정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남는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신뢰가 쌓여야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피 5000 달성엔 "지속성이 더 중요" 종목 쏠림 꼬집어

이재명 정부가 공약한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대표는 "사이클상 5000선까지 갈 수 있는 힘은 있다"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5000선 위에서의 지속성"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상승장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소수 종목에 쏠려있고, 외국인 신규 자금 유입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두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 지수만 보면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 "신규 자금 유입보다는, 기존 자금 풀에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AI 사이클이 약간이라도 주춤한다면 다른 곳으로 (자금이) 옮겨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질적 성장을 통해 코스피가 5000선에서 안정적으로 더 올라가게 하려면 AI 외 기업 실적 개선, 자본시장 선진화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외국인 장기자금 유입은 필수적이다. 박 대표는 한국이 오는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이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까지 이름을 올리게 될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이 바뀔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올해(6월) 관찰대상국에 포함돼 2년 뒤 실제 편입까지 된다면, (한국 증시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며 "여건만 갖춰지면 해외에서 자금이 다시 유입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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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책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액티브펀드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펀드가 제도에서 빠지면 정책의 임팩트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판매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에 펀드도 포함해야 정책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중심의 투자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AI,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고려한 성장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면서 "해외 연기금이 한국을 믿고 자금을 맡길 수 있는 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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