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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통화·재무 수장들, 파월 수사 공개 비판…백악관은 "대통령과 무관" 선 긋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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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수사 후폭풍
그린스펀·버냉키 등 "신흥국에서나 있을 일" 경고
베선트도 트럼프에 시장 혼란 우려 전달
백악관 "대통령 지시 아냐" 거리두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 법무부의 형사 기소 가능성에 직면하면서, 미 중앙은행 수장과 대통령 간 정면충돌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를 우려한 파월 의장의 강경 대응에 전직 통화·재무당국 수장들까지 공개 비판에 가세한 가운데,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개입을 부인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직 통화·재무 수장들, 파월 수사 공개 비판…백악관은 "대통령과 무관" 선 긋기(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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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통화·재무당국 수장들 "신흥국에서나 있을 일" 비판

전직 통화·재무 수장들, 파월 수사 공개 비판…백악관은 "대통령과 무관" 선 긋기(종합)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샌프란시스코=권해영 특파원

전직 통화·재무당국 수장들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 보도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약화하기 위해 기소 권한을 동원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는 제도적 기반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나타나는 통화정책 결정 방식으로,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반의 기능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해 왔다"며 "법치주의를 경제적 성공의 토대로 삼아온 미국에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Fed의 독립성과 이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물가 안정, 최대 고용, 적정 수준의 장기 금리라는 의회가 부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핵심적"이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은 미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에는 공화·민주 양당 출신을 아우르는 전직 경제 정책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Fed 의장을 역임한 옐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을 비롯해 재무장관을 지낸 헨리 폴슨, 티머시 가이트너, 로버트 루빈, 제이컵 루가 서명했다. 정파를 달리하는 행정부에서 통화·재정 정책을 이끌었던 인사들이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이번 성명은 초당적 성격이 두드러진다. 또 글렌 허버드, 케네스 로고프, 재러드 번스타인 등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옐런 전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극도로 오싹한(extremely chilling) 상황"이라며 "시장이 이 사안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점이 오히려 놀랍다. 이는 분명 더 우려를 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국가 부채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화정책을 활용하려는 시도로 보고 무책임하다고도 비판했다.


전직 통화·재무 수장들, 파월 수사 공개 비판…백악관은 "대통령과 무관" 선 긋기(종합)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 2026' 패널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필라델피아=권해영 특파원

파월, 즉각 반발…트럼프에 첫 정면 대응

앞서 파월 의장은 전날 워싱턴 D.C. 연방검찰청으로부터 지난해 6월 Fed 본부 리모델링과 관련해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했던 증언과 관련해 형사 기소 가능성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수사가 Fed 본부 공사 비용 문제를 계기로, 금리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는 파월 의장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개적 대립을 피해 온 파월 의장은 이번 사안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전날 성명에서 "형사 기소 위협은 Fed가 대통령의 선호를 따르기보다, 공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해 금리를 결정한 데 따른 결과"라며 "이번 사안은 Fed가 증거와 경제 상황에 근거해 금리를 계속 결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통화정책이 정치적 압력이나 협박에 의해 좌우될지를 가르는 문제"라고 직격했다.


미국 언론은 이를 사실상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정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의 이례적인 단호한 어조에서는 과거 백악관 관련 발언에서 보였던 외교적 출구나 세심하게 계산된 중립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해 온 파월의 태도는 이제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한 발 빼…베선트, 트럼프에 '시장 혼란' 우려 전달

백악관은 일단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은 Fed 의장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면서 "표현의 자유는 대통령에게도 적용된다. 대통령은 파월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혀 왔으며, 범죄 여부는 법무부가 답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전직 통화·재무 수장들, 파월 수사 공개 비판…백악관은 "대통령과 무관" 선 긋기(종합)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파월 의장 수사와 관련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금융시장 혼란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베선트 장관이 전날 늦게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가 금융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베선트 장관은 대통령이 새로운 Fed 의장을 지명하면 파월이 떠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젠 그런 상황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파월은 완전히 버티는 국면에 들어섰고, 이 일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됐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만료되지만, Fed 이사직은 2028년 1월까지 유지된다.


베선트 장관의 우려는 일부 현실화했다. 이날 증시는 장 후반 반등에 성공했지만, 장 초반에는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가 부각되며 주식, 달러, 국채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 흐름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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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과의 긴장 완화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이번 사안은 매우 중대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조치가 결국 실질적인 성과 없이 끝나고 행정부가 긴장 완화를 위한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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