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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반도체, 분산형 클러스터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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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호남발전특별위 수석부위원장·제21대 국회의원

[특별기고] 반도체, 분산형 클러스터가 답이다! 이병훈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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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쟁은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국가적 과제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라는 문제가 핵심이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입지 재검토 논의 자체를 산업 경쟁력을 해치는 혼란으로 규정하며, 반도체는 집적이 불가피하고 용인이 전력·용수·인력 측면에서 최적지라는 주장을 반복한다. 나아가 '반도체 남방 한계선'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 구조의 변화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현실을 외면한 채, 수도권 중심 사고에 머문 인식에 불과하다.


첫째, 전력 없는 반도체는 존재할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전력 집약 산업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될 경우 필요한 전력은 최대 16GW로, 원자력발전소 16기를 1년 내내 가동해야 하는 수준이며, 이는 대한민국 전체 최대 전력 수요의 약 16%에 해당한다.

그러나 수도권 전력망은 이미 구조적 한계에 도달해 있다. 동해안-수도권 초고압 직류 송전망, 서해안 해저 송전망, 육상 송전선로 등 핵심 전력망 사업은 주민 반발과 인허가 갈등으로 장기간 지연되고 있으며, 동서울 변전소 사례에서 보듯 사회적 수용성 또한 한계에 이르렀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적한 '공장은 속도전, 전기는 거북이'라는 미스매치는 이미 현실이다.

이러한 조건을 외면한 채 계획을 강행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더 큰 지연과 비용, 그리고 국가 산업 리스크를 키우는 선택이다. 입지 재검토는 혼란이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을 지속 가능한 궤도로 되돌리는 정상화 과정이다.


둘째, '반도체 남방 한계선'은 산업 논리가 아닌 수도권 편중의 산물이다.

반도체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이유는 기술적 필연이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 일자리와 산업 인프라가 수도권에 편중돼 온 구조적 결과일 뿐이다. 세계 반도체 산업은 이미 분산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은 설계·제조·패키징 기능을 지역별로 분산 배치하며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고, 대만 역시 다수의 지역 거점과 해외 생산기지를 병행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패키징·테스트 선도기업인 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는 광주 사업장에서 오히려 인력 수급이 원활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적절한 산업과 일자리가 형성되면 인력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이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반도체 남방 한계선'은 과학적 근거가 아니라 수도권 중심 구조가 만들어낸 왜곡된 인식이다.


셋째, 반도체 분산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의 필수 조건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 감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필수 기준이다.


반도체 노광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네덜란드 ASML은 2040년까지 공급망 전반을 포함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감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RE100에 가입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확대하며, 반도체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 저감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과 함께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국내는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과 경직된 전력 시장 구조로 인해 이러한 전환이 구조적으로 제약받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국가 에너지 정책과 산업 전략이 함께 작동해야 할 핵심 과제다. 반도체 분산 전략은 지역 배려 차원의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산업 전략이다.


넷째, 수도권 초집적은 성장 전략이 아니라 국가 리스크를 증폭시킨다.

AI 반도체와 HBM 수요 증가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사상 최대의 성장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전례 없는 리스크를 동반한다. 수도권 단일 전력망에 생산능력을 과도하게 집중시키는 구조는 단 한 번의 전력 사고나 송전망 지연만으로도 기업과 국가 경제 전반을 흔들 수 있다.

그럼에도 수도권 공장 가동을 위해 호남·충청 등 지역에 송전선로 건설을 강제하고, 금전적 보상으로 희생을 설득하려는 방식은 제2의 밀양 사태를 반복할 위험이 크다. 이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 운영의 불안정을 구조화하는 선택이다.


다섯째, 답은 이전이 아니라 기능별 분산을 통한 국가 반도체 확장 전략이다.

해법은 이분법적 이전 논쟁이 아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향후 증설되는 제조 라인과 후공정,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전력과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우수한 지역으로 전략적으로 분산해야 한다.

호남 지역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 기저전력, 전국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 수소에너지 연구 인프라, 안정적인 산업용수와 인력 양성 기반을 동시에 갖춘 지역이다. 시스템반도체 상생파운드리를 광주·전남에 유치하고, 패키징·후공정을 지역으로 분산하는 전략은 국가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현실적 대안이다. 이제 질문은 "어디에 둘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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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에너지·공급망·시간이라는 네 가지 제약을 동시에 고려할 때, 수도권 초집적 모델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K-반도체의 미래는 연결된 분산형 국가 반도체 클러스터 전략 위에서만 지속 가능하다.




호남취재본부 김우관 기자 woogwan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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