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北·러 등 반미국가에 경고 작용"
中엔 "美파트너 또는 방해세력될 수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미군이 베네수엘라 제재를 위반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나포한 게 북한 등 반미(反美) 국가들에 경고로 작용할 거라고 관측했다. 다만 중국을 향해서는 '경제 대국' '미국의 파트너' 등의 수식어를 사용하며 베네수엘라 상업 활동을 일부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이란·러시아·북한이 무슨 생각을 할지 생각해보라"라면서 북한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제재나 미국 정책을 실제로 집행하는 대통령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7일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북대서양에서 나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 미국은 카리브해 인근 해역에서 또 다른 유조선도 나포했다고 밝혔다. 이는 5일 미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하며 마두로 정권을 축출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다만 라이트 장관은 "중국은 '범죄 집단'에 가까운 이란과 러시아와 다르다"면서 "중국은 경제 대국이자 주요 원유 소비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건설적인 파트너가 될 수도 있고, 미국을 방해하는 세력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상업 활동과 관련해서 미국과 중국이 일정 부분 역할 분담을 할 여지는 있다는 의미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10년간 베네수엘라를 가장 중요한 에너지·인프라 프로젝트 상대국으로 삼아 정책 대출 형태로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공급해왔다.
라이트 장관은 중국이 장기간 베네수엘라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국이 지배적인 세력이고, 법치주의가 있고, 미국이 원유 유통을 통제하는 한 괜찮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베네수엘라와 중국이 교역은 할 수 있지만 우리는 베네수엘라가 중국의 속국(client state)이 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조건으로 어느 정도의 양국 간 경제 협력은 허용한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심사는 베네수엘라 석유 개발과 판매다. 라이트 장관은 또 미국과 세계의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투자에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 등이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글에서 "베네수엘라가 우리의 새로운 석유 거래에서 나온 자금으로 미국산 제품만 구매할 것이라는 소식을 방금 접했다"면서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주요 파트너로 삼아 거래를 하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투자에 앞서 미국 정부의 확실한 보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7일 전했다.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정권이 석유산업 국영화 과정에서 외국 기업들을 쫓아낸 전례가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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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 미국 주요 에너지 그룹 최고경영진을 소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라이트 장관은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에너지 기업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한 바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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