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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뮤지컬]세계 무대 가능성 보였지만…막 올리기 버거운 제작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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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컬 입장권 연간 판매액 사상 첫 5000억원 넘어
잠재력·경쟁력 입증했지만 제작비 부담·작품 쏠림 심화
정부, 중소극장 작품→대극장 규모 '스케일업' 집중 지원

2025년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해로 기록됐다.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국 최고 권위의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했고,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위대한 개츠비'는 누적 입장권 판매액 1억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뮤지컬 입장권 연간 판매액도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성과가 곧바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토니상 작품상 수상은 기적에 가까운 성과였고, 5000억원대로 커진 국내 시장 역시 질적 성장을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K뮤지컬 세계화 가능성 확인

위대한 개츠비와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 뮤지컬의 세계 진출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준 사례다. 특히 위대한 개츠비는 국내 제작 역량이 브로드웨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 브로드웨이 공연 정보 사이트 플레이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이 작품의 누적 입장권 판매액은 1억692만7348달러(약 1549억3772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객석 점유율은 90% 이상, 주간 매출은 150만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영국 웨스트엔드를 거쳐 지난해 7월 서울에서도 개막했다. 전형적인 미국 정서를 담은 서사가 국내 관객에게 다소 낯설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화려한 무대 연출과 시각적 완성도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2016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창작 뮤지컬이 지식재산권(IP)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2024년 11월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이 작품은 4일 기준 누적 입장권 판매액 6603만4410달러, 누적 객석 점유율 96.8%를 기록하고 있다.


박병성 공연 평론가는 "두 작품은 한국 뮤지컬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세계 무대에서 입증한 사례"라면서도 "지난해 호재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전체의 체감 경기는 좋지 않았다. 상당히 어렵다고 말하는 제작사 관계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뮤지컬 체감 경기는 악화

[2026 K뮤지컬]세계 무대 가능성 보였지만…막 올리기 버거운 제작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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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지원센터가 운영하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뮤지컬 입장권 판매액은 전년 대비 8.1% 증가한 5028억9963만원으로 집계됐다. 5000억원 돌파는 사상 처음이다. 다만 흥행이 일부 작품에 집중되는 현상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초연해 큰 인기를 끈 라이선스 뮤지컬 '알라딘'이 전체 매출을 크게 끌어올린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상위 10개 작품이 차지한 매출 비중은 49.8%로, 전년 대비 9.5%포인트 상승했다. 흥행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제작사들의 체감 경기는 더욱 악화했다는 평가다.


제작비 상승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평론가는 "원화 약세와 물가 상승, K팝 콘서트 등 타 장르 공연 활성화로 스태프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제작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제작사들이 높아진 비용을 감당할 만큼의 수익을 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제작비 부담이 큰 대극장 창작 뮤지컬은 사실상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지난해 대극장 창작 뮤지컬은 '한복 입은 남자' 단 한 편에 그쳤고, 올해도 눈에 띄는 신작은 거의 없다. 이달 2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하는 '몽유도원'이 주목받고 있지만, 2002년 공연한 '몽유도원도'를 재창작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완전한 신작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산 늘린 정부, '스케일업'으로 중대극장 뮤지컬 지원

중소극장 창작 뮤지컬이 비교적 활발히 제작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중·대극장 창작 뮤지컬 지원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1억원에 불과했던 K뮤지컬 지원 예산은 올해 244억원으로 대폭 증액됐고, 이 가운데 180억원이 창작 뮤지컬 지원에 투입된다. 특히 중소극장 작품을 중·대극장 규모로 키우는 '스케일업' 과정에 집중 지원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스케일업의 대표적 사례다. 2016년 300석 규모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했으나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는 등장인물을 늘려 1000석 규모로 키웠다. 인기 뮤지컬 '헤드윅'도 2005년 250석 규모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했으나 점점 공연장 규모를 키워 2024년 공연 때에는 1200석이 넘는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했다.


안소영 문화체육관광부 전통공연예술과 사무관은 "소형 창작 뮤지컬을 중·대형 작품으로 키우는 단계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며 "정부가 3~4개 중대형 극장을 임차해 작품당 한 달씩 공연할 수 있도록 제작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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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석 규모의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초연했던 '마리 퀴리'를 지난해 1000석 규모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하고 영국 웨스트엔드에도 진출시킨 공연제작사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대극장 뮤지컬이 만들어져야 한국 창작 뮤지컬을 세계 시장에 알릴 수 있다"며 "스케일업은 제작비 부담을 줄이면서 대극장용 창작 뮤지컬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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