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값 1년 새 39% 급등
생산 감소 및 상품성 저하 등 영향
"노지 봄감자 출하되는 5월부터 가격 안정화"
"감자탕 안에 감자가 두 조각밖에 없었어요."
최근 한 누리꾼은 감자탕집 리뷰를 올리며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감자탕집에 갔는데, 감자 양이 한 개도 되지 않아 아쉬웠다"며 "국물에 적셔 먹는 익힌 감자를 기대했는데, 그만한 양이 없어 실망했다"고 했다. 이어 "차라리 뼈해장국을 먹는 게 나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감자 가격이 1년 새 40% 가까이 치솟는 등 새해 들어 식재료 가격 전반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식당에서도 감자 반찬이 줄어드는 등 외식 메뉴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감자는 노지 봄감자가 출하되는 오는 5월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가격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감자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20kg 기준 6만4300원으로 전년(4만6135원) 대비 39.37% 상승했다. 전월(4만8426원)과 비교해도 32.78% 오른 수치다.
가격 급등의 주된 원인은 공급 감소다. 당근과 무 등 다른 작물 가격이 오르면서 농가들이 감자 대신 다른 작물 재배를 선택한 데다,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파종 직후 내린 집중호우로 생육이 부진해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도 반영됐다.
가을 감자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감자 2025년 12월호'를 보면 지난해 가을 감자 재배면적은 948ha로 전년 대비 56.3% 감소했다. 재배면적 축소의 영향으로 생산량은 1만3000t 내외로 전년 대비 53.0%, 평년 대비 52.3% 각각 줄었다. 이에 따라 출하량도 전년 대비 9.0% 감소하면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크게 줄었고, 이는 감자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상기후로 인해 고랭지 감자의 상품성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여름 감자 주산지인 강원 지역에는 극심한 가뭄과 고온이 이어지면서 고랭지 감자 생산량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상품성도 악화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고랭지 감자 생산량은 11만4307t으로, 전년(12만6339t)보다 9.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9만1811t)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생산량 감소와 상품성 저하 등이 겹치며 감자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감자 가격은 노지 봄감자가 본격 출하되기 전까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준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맘때는 감자 출하량이 적은 시기라 통상 가격이 오르는 때"라면서도 "지난해 감자 총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 상승 폭이 다른 해보다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지 봄감자가 출하되기 전인 1~3월에는 가격이 전년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노지 봄감자가 5월부터 출하되면 물량이 늘면서 공급 여건이 개선돼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실제 공급 물량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작황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폭염·폭우 등의 이상기후 현상이 식자재 가격을 올려 소비자물가를 장기간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미 한파와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채소 가격 상승세는 가파르다. 상추 소매가격 역시 7일 기준 청상추 100g당 1405원으로, 전년(1120원) 대비 25.45% 올랐다. 깻잎(100g당 3447원)은 전년 대비 16.21% 상승했으며, 얼갈이배추(1kg당 4428원)도 전년 대비 39.6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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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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