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국토부 오가며 '유권해석 행군'
"사례 쌓이며 기준 정립"…시장 소통 관건
프로젝트 리츠가 침체한 부동산 개발 시장의 구원투수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규정을 보다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 유연성을 위해 포괄적으로 명시한 법 조항들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정부와 로펌을 오가며 이른바 '행정 스무고개'를 넘느라 분주하다.
23일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에 따르면 프로젝트 리츠의 투자 범위를 넓게 열어두면서도 핵심 개념은 모호하게 남겨뒀다.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부동산개발사업에 '건축물이나 그 밖의 인공구조물을 증축 또는 개축, 리모델링, 이전'을 추가했다. 기존 증·개축 사업의 면적 기준을 삭제하고 리모델링을 새로 포함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까지를 '개발'로 볼지는 여전히 해석에 맡겨져 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오피스 빌딩 한 층만 데이터센터로 리모델링하는 것도 개발로 볼 것인지, 인접한 두 필지를 하나의 리츠로 묶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기준이 없다"며 "'안 된다'는 조항도 없어서 될 것 같긴 한데, 확답받으려면 결국 국토교통부에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모자(母子)형 리츠는 해석이 엇갈린 대표사례다. 모자형 리츠는 상위 리츠(母 리츠)가 투자자 자금을 모아 하위 리츠(子 리츠) 지분을 사들이고 자리츠가 실제 부동산을 보유·운용하는 구조다. 자리츠가 직접 땅을 사서 개발하면 프로젝트 리츠가 맞지만 모리츠는 자리츠 주식을 취득하는 간접투자다. 이 경우 법에서 말하는 '부동산개발사업 투자'로 인정되는지가 불분명하다. 자산관리회사(AMC) 관계자는 "코람코자산신탁의 '라이온미싱 부지' 사업이 모자형으로 간다는 기사를 보고서야 '허용되는구나' 짐작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시행령에 있는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라는 문구도 불안 요소다. 정부 담당자가 바뀌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유연한 집행을 위해 재량을 남겨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기업 입장에서는 사안마다 유권해석을 확인해야 해 번거롭고, 그때마다 로펌 자문비도 계속 쌓인다"고 했다.
기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프로젝트 리츠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온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부투법)에 따라 처음부터 설립하는 것이 전제인데, PFV는 상법상 주식회사라 법적 성격이 다르다. 국토부는 지침으로 전환을 허용했지만 일부 대형로펌에서는 "법률 근거 없이 하위 지침만으로 전환을 허용하는 건 월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기존 PFV는 특정 요건 충족 시 프로젝트 리츠로 본다'는 식의 경과규정을 신설해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제도 보완 요청도 잇따른다. 대기업 계열사가 리츠 지분을 보유할 때 적용되는 지주회사 규제 배제, 취득세 추가 감면, 공공 우량토지 우선공급 등이 업계가 꼽는 과제다. 국토부는 로펌·기업 대상 설명회를 여러 차례 열고, 한국리츠협회를 통해 AMC들의 질문을 취합하는 등 소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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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제도 안착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형로펌 변호사는 "모든 경우의 수를 법조문에 담으면 새로운 상황마다 법을 고쳐야 하니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사례가 쌓이면서 해석을 정리해 공표하는 식으로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국토부가 그런 역할을 해줄 거라고 기대하지만 일관성 있게 운영되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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