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사 자본성증권 8조9520억원 발행
'기본자본 킥스' 2027년 도입…보험사 자본 부담 커져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이자부담 등 겹악재
지난해 보험사가 발행한 자본성증권이 9조원에 육박해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당국이 조만간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라 올해 자본성증권 발행은 주춤할 전망이다.
6일 예탁결제원과 보험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가 발행한 자본성증권은 8조9520억원(후순위 외화채권 포함)을 기록했다. 2024년 발행액(8조6650억원)을 넘어서며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2023년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킥스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을 대량 발행해 킥스를 방어한 영향이다.
자본성증권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 등으로 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일반적으로 자본성증권엔 발행사가 5년 뒤 콜옵션(되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는다. 콜옵션 행사 여부는 발행사 재량이지만 투자자들은 보통 5년 뒤 발행사가 상환해줄 것으로 믿고 투자한다. 보험사들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채권 만기 도래액을 고려한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5년 조기상환'이라는 불문율을 지켜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보험사들의 조기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 규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자본 킥스 규제는 자본성증권과 같은 보완자본이 아닌 보통주 자본금이나 이익잉여금 등 안정성이 높은 자본으로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평가하겠다는 게 골자다. 금융당국은 최근 생명·손해보험사를 소집해 기본자본 킥스 관련 개요를 설명했다. 조만간 업계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규제안이 발표되고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내년 1분기께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본자본 킥스 권고 기준이 80%, 규제 기준은 50%가 유력하다.
보험사들은 앞으로 자본성증권 발행보다 기본자본을 늘리는 방향으로 재무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기본자본 관리 수단은 대주주의 유상증자, 이익잉여금 적립,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이다. 기본자본 킥스의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자본을 줄이기 위해 공동재보험 출재나 듀레이션 갭 관리 등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다만 보험사들이 기본자본 관리에 소홀해 권고 기준에 미달하면 자본성증권에 대한 조기상환에 제동이 걸린다. 현재 보험사가 후순위채권을 조기상환하기 위해서는 상환 후 킥스가 권고치(130%)를 넘거나 규제기준(100%) 이상이되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본자본 킥스 규제에도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등에 대한 조기상환 조건을 삽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보험사들은 가뜩이나 기본자본 관리를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기상환 요건까지 더 까다로워지게 됐다. 자칫 조기상환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잃게 되고 이는 추가 자금조달까지 어렵게 하는 악순환으로 작용한다. 2022년 발생한 '흥국생명 콜옵션 사태'가 대표적 예다.
지금 뜨는 뉴스
상황이 더 우려되는 건 보험사들이 앞서 발행한 자본성증권에 대한 콜옵션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해당 물량이 올해엔 약 3조원, 내년엔 약 5조원 규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엔 이른바 자본성증권 '돌려막기'가 가능했지만 기본자본 규제가 이 방식에 일부 제동을 걸면서 보험사들은 대규모 상환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산운용수익률 하락과 앞서 높은 금리로 발행한 채권에 대한 이자부담 등도 보험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기본자본 규제의 단계적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 구분 없는 획일적 규제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해약환급금준비금 추가 완화 등 다른 조치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