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총량 관리 정책 등
주담대 중심 전반적인 가계대출 성장세 '제동'
기준금리 인하 기조…순이자마진 축소 불가피
생산적 금융 강화 지속
스테이블코인 등 '코인 전쟁'도 가속화
올해 은행들의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지속되지만,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정부의 각종 출연 요구를 비롯해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관련 과징금,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 등이 은행들의 이익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의 기업 대출 경쟁과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다툼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의 '집값 잡기'…은행들, 가계대출 성장 '제동'
이재명 정부의 '집값 잡기' 정책과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진다. 가계부채 총량 관리 정책과 수도권 주택 관련 대출 억제 정책은 은행들의 대출 성장세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주식 활황으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계속될 경우 예대율 측면에서도 성장률을 높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총대출성장률이 4~5% 이상으로 크게 높아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한 금융지주 고위관계자도 "규제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NIM 하락은 구조적인 흐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의 이익과 연결되는 NIM 하락 폭은 올해와 유사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국내은행의 순이익 규모는 2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8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금리 하락으로 NIM이 0.07%포인트 축소됐지만, 이자수익 자산의 규모가 확대됐고 비이자이익도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다. 이예리 한국금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NIM이 축소될 수 있지만, 최근 상승한 시장금리와 가계대출 관리 기조 강화로 인한 높은 가산금리가 NIM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적 금융'도 본격화…은행 간 기업 대출 경쟁 심화
가계대출 성장세는 둔화하지만 은행들은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여신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책적 성격이 강한 생산적 금융을 확대할 경우 연체율과 자본 비율 등 재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KB·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사들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고 2030년까지 생산적·포용 금융에 508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 간 기업대출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들 간의 기업 대출 경쟁이 심화하면서 영업이 쉽지 않았다"며 "올해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고 말했다.
다만 기업 대출 확대가 정책적 목적이 강한 만큼 NIM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책임연구원은 "기업 대출은 가계대출 대비 금리 수준이 낮아 순이자마진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혁신기업 위주의 대출 확대는 대손비용 부담을 수반한다"고 분석했다.
"자산건전성·손실흡수 능력 저하"
금융권에서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라 은행들의 건전성 및 자본 적정성 관리 등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에 대한 여신이 늘 경우 자본비율 하락도 불가피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연체율은 2023년 9월 0.49%에서 2024년 9월 0.65%, 지난해 9월 0.75%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올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과 손실흡수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수출 둔화와 민간소비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영업활동을 통해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는 '취약 기업' 비중이 늘어난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석유화학·철강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산업의 경우 관련 기업 부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고려하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고정이하여신 비율 및 연체율은 장기평균 대비(2011~2025년 2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연체율 1.10%·0.55%)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7%, 연체율은 0.51%로 집계됐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64.8%다.
'코인 전쟁' 주도권 싸움도 본격화될 듯
기업 대출 경쟁과 더불어 초읽기에 들어간 원화 스테이블 코인 시장 선점을 위한 주도권 다투기도 올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디지털 화폐 개념으로 송금·결제·정산 등이 실시간으로 처리가 가능해 차세대 결제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국회에서도 관련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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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도 물밑에서 선점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KB금융은 스테이블 코인 전담 분과를 만들었고, 한국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증 사업 테스트 당시 관련 인프라를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 결제 시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세계 스테이블 코인 시장 점유율 2위인 유에스디코인(USDC)을 발행하는 서클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우리금융도 스타트업 비댁스에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전략을 세우고 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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