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 앞두고 中CCTV와 인터뷰
AI·첨단산업 분야 새 협력관계 구축 제안…10건 이상 MOU 체결 예정
대만 문제엔 "하나의 중국 존중…동북아 평화 매우 중요"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 매우 중요…한중 정상 1년에 한 번쯤은 만나야"
"공통의 항일 투쟁 경험 매우 중요…과거에만 매달릴 수는 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4~7일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인공지능(AI)·첨단산업 분야 등에서 수평적이고 평등한 협력 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가파르게 경제 성장을 해온 만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 각자의 역량을 키워가자는 취지다. 최근 중국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양안(중국·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면서, 상호 공존·협력을 위해 1년에 한 번쯤 만나는 기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중국 국영 CCTV와 인터뷰에서 "기존의 한중 경제 협력은 한국의 앞선 기술과 자본, 또 중국의 노동력이 결합한 이런 약간의 수직적인 형태의 협력이었다면 최근에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뛰어난 지도력 덕분에 한국을 따라잡거나 앞서고 있는 영역이 많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는 200여명 규모의 경제·무역 사절단도 동행한다. 이번 방중의 핵심인 시 주석과 정상회담은 5일 열리며, 정상회담 이후에는 민생·경제 등 각 분야에 걸쳐 10건 이상의 양해각서(MOU) 체결도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첨단기술에 초점을 맞춘 한중 경제 성장 전략의 공통점을 부각했다.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은 AI와 첨단기술 등 분야에 초점을 맞춘 성장 전략을 담았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 전략은 비슷한 측면이 있다. 경쟁 관계지만 또 한편으로는 서로 협업할 여지가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이라며 "협력을 통해 각자의 역량을 키우면 각자의 성장 전략에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상으로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충칭, 다롄 등 중국의 여러 도시를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지금은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특히 태양광 분야에서 전 세계를 석권하고 있지 않냐"면서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고 산업의 발전을 끌어내는 점에서 정말 탁월한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이 추세는 상당 정도 지속될 여지가 있고, 이는 대한민국에도 상당한 기회의 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시 주석의 국민 방한과 이번 방중으로 계기로 한중 관계가 확실하게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매우 뛰어난 그리고 시야가 넓은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께서 의외로 농담도 잘하시고 제가 전화기를 가지고 반 장난을 했는데도 아주 호쾌하게 받아주셔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시 주석의 인품에 대해 상당히 좋은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외견적으로는 어려운 상황들이 많지만, 도움이 되는 양국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 시 주석께서 이해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도 '하나의 중국' 존중"…"韓 전략적 자율성 매우 중요…한중 정상 1년에 한 번쯤은 만나야"
이 대통령은 최근 중국 정부의 오랜 관심사 중 하나인 '하나의 중국' 입장에 대해 각자의 국익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저 역시도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1992년 한중 수교부터 한국 정부가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측의 입장은 존중한다'고 해왔던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중 수교 당시 한중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기준을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하고 동북아시아, 대만 양안 문제를 포함한 주변 문제에서 평화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정확하게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 기조를 바탕으로 각자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해나가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한중 관계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면서 공존과 협력을 통해 지속해서 서로의 국익을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실사구시라는 용어를 쓴다고 들었다"면서 운을 뗀 이 대통령은 "각자의 국익을 충실하게 추구하되 상대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고 적정선에서 조정해 나가면 얼마든지 공존을 할 수 있다"며 "과거에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논리가 있었는데, 이제는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안보 측면의 협력은 피할 수 없지만, 한중 관계가 대립적으로 가거나 충돌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각자의 국익을 위해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양국 정상이 만나는 기회를 자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 간 만남도 최소한 1년에 한 번쯤은 서로 만나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며 "제가 가도 좋고, 중국 지도부가 한국에 와도 좋고 그런 것은 따지지 말자"고 했다. 이어 "(잦은 만남을 통해) 저는 한중 관계도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단계, 더 깊은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통의 항일투쟁사에 대해서는 다시는 벌어지지 않아야 할 역사라면서도 과거에만 매달릴 수 없는 만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각각의 국가는 국익을 최대로 추구하되 다른 나라의 국가적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한국과 중국이 침략에 대응한 역사적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과거에만 매달릴 수 없기 때문에 그 나라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정치에서는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구성원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서로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 함께 살아가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게 국가의 역할, 정부의 역할, 정치의 역할"이라며 "제가 속한 더불어민주당 또는 대한민국 정부는 최소한 갈등, 혐오, 증오를 최소화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앞으로 계속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李대통령, 4일 中 베이징으로 출국…5일 한중 정상회담
청와대는 이번 방중의 기대 성과로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정치적 우호 정서 기반 공고화 ▲한중 간의 수평적 호혜 협력에 기초한 민생 분야 실질 협력 강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중 간 소통 강화 ▲한중 간 민감 현안의 안정적인 관리 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4일 베이징 도착 이후 첫 일정으로 재중국 한국 국민들과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다. 재중국 한국 국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이재명 정부의 새해 국정 방향과 재외국민 동포 지원책 등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전에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경제계 대표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제조업, 소비재, 서비스 등 분야에서 양국 비교 우위 산업 간 상호 보완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 협력 영역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논의한다.
이어 오후에는 시 주석과 공식 환영식으로부터 정상회담과 양해각서(MOU) 서명식 그리고 국빈만찬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한다. 양 정상은 한중 관계를 전면 복원키로 한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바탕으로 한중 양국이 직면한 민생과 평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계획이다.
6일에는 중국의 국회의장 격인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면담한 이후에 이어서 중국의 경제사령탑인 리창 총리를 접견하고 오찬을 한다. 자오 위원장과는 한중 양 국민 간 우호 정서를 증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리 총리와는 한중 양국이 시대의 변화에 맞춰서 수평적 협력에 기초한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데 대해서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베이징 일정을 마친 이후에는 상하이로 이동하여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와 만찬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만찬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상하이와 한국 간에 지방정부 교류와 인적 교류,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 관리 등에 대해 유익한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방중 마지막 날인 7일에는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한중 벤처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해 콘텐츠·의료·인프라·에너지 등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한중 양국의 청년 창업가들과 교류하면서 벤처스타트업 분야를 한중 간에 미래 지향적인 협력의 새로운 축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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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국빈 방중의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도 방문한다. 2025년 광복 80주년에 이어 2026년 김구 선생 탄신 150주년 그리고 상하이 임시정부 창사 100주년을 맞아 우리의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과거 한중 양국이 국권 회복을 위해 함께했던 공동의 역사적인 경험을 기념한다는 계획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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