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2025년 담배폐해 기획보고서' 발간
소변·혈액서 유해물질 확인…폐암 발생 위험 최대 1.4배
금연구역 확대 넘어 '완전한 실내금연' 정책 필요
비흡연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노출되는 '간접흡연'이 폐암을 비롯한 각종 치명적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단순히 담배 연기를 맡는 2차 흡연뿐 아니라 흡연자의 옷이나 피부에 남은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3차 흡연의 위험성도 제기됐다.
질병관리청은 간접흡연의 폐해를 예방하고 과학적 규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2025년 담배폐해 기획보고서: 간접흡연'을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가정, 직장, 공공장소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간접흡연을 체계적으로 고찰했다. 특히 최근 이용자가 늘고 있는 액상형 및 궐련형 전자담배와 같은 신종 담배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의 노출 양상까지 포함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과 차량 내부 등 다양한 실내 환경에서 니코틴, 초미세먼지뿐만 아니라 1군 발암물질인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 또 소변과 혈액 등 생체지표(Biomarker) 분석에서도 설문조사로 인지한 수준보다 실제 몸속에 쌓인 간접흡연 노출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비흡연자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 곳곳에서 담배 유해 물질에 노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또 간접흡연이 폐암, 두경부암, 자궁경부암 등 각종 암 발생률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국외의 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간접흡연 노출 시 폐암 발생 위험은 최대 약 1.4배까지 상승하며, 노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험도가 커지는 '용량-반응 관계'가 관찰됐다.
암 외에도 뇌졸중, 허혈성 심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물론 우울증과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특히 임신부가 간접흡연에 노출될 경우 사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스페인, 아일랜드 등은 실내 공공장소나 사업장에서 별도의 흡연구역을 두지 못하게 하는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 중이다. 그 결과 실내 공기 질 개선은 물론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낮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됐다. 우리나라도 단계적으로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으나, 실내금연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별도의 흡연구역이나 흡연실을 두지 않는 '완전한 실내금연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흡연은 개인의 선택에 그치지 않고 주변 사람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이번 보고서가 간접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관련 규제 정책을 강화하는 데 적극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년 담배폐해 기획보고서는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열람하거나 내려받을 수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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