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국방장관 공동성명 발표
24일부터 사흘간 긴박한 협상 끝 결단
피난민 50만 명 귀가 보장 및 지뢰 제거 협력
사망자 101명, 역대 최악의 인명 피해
동남아시아의 접경지 화약고로 불리는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마침내 포성이 멈췄다. 나따폰 낙파닛 태국 국방장관과 띠어 세이하 캄보디아 국방장관은 27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이날 정오를 기해 모든 교전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일 교전이 재개된 이후 20일 만에 끌어낸 전격적인 합의다.
이번 휴전안의 핵심은 현 상태에서의 병력 동결이다. 양측은 현재 배치된 군사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어떠한 추가 이동이나 전력 증강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전쟁의 포화를 피해 피난길에 올랐던 접경 지역 주민들의 조속한 귀가를 보장하고, 국경 지대의 안전을 위협해온 지뢰 제거와 사이버범죄 대응 등 실질적인 치안 협력에도 나서기로 했다.
양국은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긴박한 협상을 벌인 끝에 이번 휴전을 성사시켰다. 이번 충돌은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의 중재로 체결됐던 휴전협정이 불과 두 달 만에 깨지면서 시작됐다. 특히 이번 20일간의 교전은 과거보다 훨씬 참혹한 흔적을 남겼다. 외신에 따르면 이 기간 양국에서 최소 101명이 사망했으며, 터전을 버리고 떠난 피난민 수만 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닷새간의 충돌 당시 사망자(48명)와 비교하면 인명 피해 규모가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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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휴전은 극심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서 양국이 내린 결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중재안이 한 차례 무너졌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합의가 장기적인 평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론이 우세하다. 50만 피난민의 온전한 복귀와 국경 지대의 안정은 결국 이번 정오의 약속이 현장에서 얼마나 철저하게 이행되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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