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흐름 전망 보고서 '하우스 뷰'
Fed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 해소가
역설적으로 경기 침체 직전 신호
금융시장·기업투자·자동차 대출 연체 등
경기 침체 조짐 포착
미국 경기가 향후 1년 내 경기 불안이 확산하며 침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단기 금리차를 활용한 경기침체 확률 모형 분석 결과, 최근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역전 현상을 해소한 '정상화' 국면이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 진입 직전에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Sh수협은행은 경제 흐름을 전망하는 '하우스 뷰' 창간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수협은행은 뉴욕 연방은행의 장단기 금리차(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를 활용한 1년 이내 경기침체 확률 모형을 기반으로, 경기 국면을 4단계(안정·주의·균열·충격)로 구분해 향후 1년 내 경기침체 가능성을 예측했다. 0~30점은 안정, 31~50점은 주의, 51~70점은 균열, 71~100점은 충격 단계다.
현재 미국 경기는 31.8포인트로 '주의' 단계에 해당하지만, 향후 전망치는 52포인트로 '균열'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란 정책금리(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은 과도한 긴축 상태를 의미한다. 수협은행은 "3개월물 단기 금리가 10년물 장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해소되고 정상화 국면으로 진입했는데, 역사적으로 정상화가 동반된 '균열' 단계는 경기 침체 진입 직전 구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수협은행은 ▲금융 및 신용 여건 ▲기업투자 동향 ▲자동차 대출 연체율 등에서 경기 침체 신호가 포착된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경우 겉으로는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이면에서는 불안 신호가 공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Fed가 발표하는 금융시장 스트레스 지수는 지난 10월 말 기준 -0.54로,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구간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지수가 0 미만일 경우 금융 스트레스가 낮음을 의미한다. 다만 고위험 채권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되고 있어, 겉보기에는 안정적인 금융환경 속에서 신용 리스크가 점진적으로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협은행은 미국 기업들의 전체 투자 흐름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확대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전체 설비투자 지표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동시에 투자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등 특정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는 반면 제조업을 비롯한 전통 산업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협은행은 "데이터센터 중심의 투자 증가는 단기적으로 지표 개선 효과를 낼 수 있으나, 고용 창출이나 가계 소득 확대에는 제한적이어서 경제 전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확산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미국 자동차 대출 부실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경기 침체 신호로 지목됐다. 자동차는 미국 가계의 필수 교통수단으로, 자동차 대출은 가계가 가장 마지막까지 상환을 포기하지 않는 부채로 꼽힌다. 수협은행은 "자동차 대출 부실이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차량 가격 급등을 상쇄하기 위해 6년 이상 초장기 대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비우량 차주뿐 아니라 최우량 차주의 연체율도 동시에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차량 압류 건수 역시 173만대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177만대)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한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수협은행은 이러한 흐름이 '가계 신용 악화 → 소비 동력 급감 → 실물경제 둔화 → 금융 부문 전이'로 이어지는 경기 침체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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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협은행은 현재 미국 금융경기에 대해서는 '안정', 실물경기에 대해서는 '주의' 단계로 진단했다. 종합 금융경기는 안정 단계 내에서 완만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실물경기는 부문별로 일부 개선 흐름이 포착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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