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마공원, 명마·지역 말 문화 집약 전시공간 신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부산·경남 지역 말 문화와 경마의 역사를 집약한 전시 공간인 '부산경남경마공원 헤리티지홀(Heritage Hall)'을 신설했다.
헤리티지홀은 말과 인간의 관계를 시작으로 지역의 말 유적, 부산 경마의 근대사, 부산 경마가 배출한 역대 명마 등 경마공원이 걸어온 발전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된 복합 전시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개장 20주년을 기념해 시민들에게 말의 가치와 스포츠로서의 경마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 공간은 말이 인류의 이동과 교류, 문화 발전에 기여해 온 역사적 흐름을 조명하며, 산업화 이후에도 승마·경마·레저·치유 등 새로운 영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말의 가치를 소개한다. 기원전 1만7000년경 라스코 동물벽화부터 가야 시대 유물에 이르기까지 말의 긴 여정을 사진 자료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부산과 경남 지역에 남아 있는 말 관련 지명도 흥미롭게 소개된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말을 기르던 목마장의 흔적은 오늘날 지명으로 남아 지역의 역사를 전한다.
말에서 내려 예를 갖춰야 했던 양정동 '하마정', 절영마에서 유래한 '절영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자리한 말갈기 모양 지형 '마비등' 등은 말과 지역의 깊은 인연을 보여준다.
부산의 근대 경마사는 일제강점기 순회 경마와 1930년 개장한 서면 경마장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경마장은 시민들의 주요 여가 공간이자 축제의 장으로 기능하며 지역 경제와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시에서는 스크랩 기사와 사진 자료를 통해 1957년 운영 중단에 이르기까지 부산 경마의 변천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부산 경마의 명맥은 2005년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으로 다시 이어졌다. 전시 공간에는 1973년 부산 경마장 신설 발표 이후 부지 선정, 문화재 발굴, 제도·예산 조정 등 건립 과정이 주요 사건 중심으로 정리돼 있다. 지방자치 시대 지역사회의 염원이 결실을 본 상징적인 과정이 한눈에 정리됐다.
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배출한 명마들의 활약도 집중 조명된다. 선천적 장애를 극복한 '루나', 한국 경마 최다 17연승의 '미스터파크', 대통령배 4연패를 달성한 '트리플나인', 코리아스프린트 최초 우승마 '블루치퍼', G1 대상경주 그랜드슬램의 '위너스맨' 등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명마들이 전시를 통해 소개된다.
실제 예시장(패독)을 모티브로 한 공간에서는 명마 10두의 기록과 스토리를 대형 패널과 영상으로 구성해 경주 직전의 긴장감과 현장감을 전달한다. 이와 함께 조교사, 관리사, 기수 등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함께 조명해 명마 탄생의 이면을 보여준다.
전시 공간 곳곳에는 경마 관계자와 한국마사회 임직원이 기증한 자료들이 전시된다. 수십 년간 조교사가 보관해 온 우승마의 편자 컬렉션을 비롯해 기수 장비, 해외 원정 경주 물품 등은 말과 사람이 함께한 시간의 기록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헤리티지홀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별관 1층 '미스터파크 라운지'에 위치해 있으며, 내년부터 렛츠런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관람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개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 뜨는 뉴스
엄영석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은 "말과 함께해 온 부산·경남의 역사와 부산 경마의 발자취가 시민들에게 자부심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며 "지난 20년간 렛츠런파크를 거쳐 간 말들과 경마 종사자, 그리고 고객들의 성원이 만들어 낸 성과를 기록하고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