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주간거래, 33.8원 빠지며 1449.8원 마감
당국 강도 높은 구두개입·정책 수단 쏟아내자
2022년 11월11일(59.1원) 이후 최대 폭 하락
24일 원·달러 환율이 33.8원 급락하며 단숨에 1450원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외환 당국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정책 수단을 동원해 연말 환율 상승세에 제동을 걸면서, 원·달러 환율은 3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33.8원 내리며 1449.8원 마감…3년1개월 만의 최대 낙폭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 대비 33.8원 내린 1449.8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 종가 기준 1450선을 밑돈 건 지난달 6일(1447.7원) 이후 한 달 반여 만이다. 이날 기록한 낙폭(33.8원)은 2022년 11월11일(59.1원) 이후 최대 폭이다.
원·달러 환율은 1484.9원에 개장, 개장가 기준 연중 최고가 기록을 깨며 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장 초반 외환 당국의 강도 높은 구두개입이 이뤄지면서 1460원 선으로 레벨을 크게 낮췄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개장 직후 '외환 당국 시장 관련 메시지'를 통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1~2주에 걸쳐 일련의 회의를 개최하고, 각 부처 및 기관별로 담당 조치를 발표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위의 구두개입으로 평가됐다.
구두개입 직후 기재부는 해외 주식을 매각해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에게 양도소득세(20%)를 1년간 비과세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국내 투자 및 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오전 장 중엔 국민연금이 한은과의 외환스와프를 통해 전략적 환 헤지를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전방위 공세에 오후 들어 낙폭은 확대됐다. 1450원 선까지 레벨을 내린 환율은 주간 장 종료 직전인 오후 3시15분께 1449.30원까지 하락했다.
구두개입·정책 수단 동원…"당국 의지 확인, 시장 심리 꺾일 것"
전문가들은 그간 당국의 잇따른 환율 안정 대책에도 고환율 지속에 무게를 뒀던 시장 심리가 이날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정책 수단으로 크게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세수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세제 카드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는 점에서 실제 외환 수급 개선과 함께 그동안 일방적이었던 원화 약세 심리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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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은은 최근 선물환 포지션 제도 합리적 조정,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부담 경감, 거주자 원화 용도 외화대출 허용 확대, 국민연금 관련 뉴 프레임워크 모색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환 헤지 등에 대비, 외환 당국은 다음 달부터 6개월 동안 금융기관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면제하고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시장에선 이 역시 시차를 두고 환율 레벨을 낮추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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