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아동·청소년, 성인 대상 추적 조사
게임 연속 과몰입 없어…학습 저하 무관
장시간 게임 이용이 중독 장애나 특정 질병 유발과는 직접적 인과 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게임이용장애' 핀단 근거인 '과몰입의 지속성'은 현실성이 없다는 의미다.
2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0~2024 게임이용자 연구 해설서'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1000여명과 성인 700여명 등 총 1800여명(부모님 포함)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게임 과몰입군에 연속으로 포함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게임이 중독을 일으킨다고 보기 위해서는 게임을 오래 할수록 과몰입군에 계속 포함되고 이탈하지 않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게임이 게임이용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요인이어야 하고, 의학적 개입을 통해서만 해결돼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연구에서 게임 과몰입군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했고, 연속으로 포함된 대상자는 없었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1차연도에서 나타난 특정 게임행동 유형이 5차연도까지 유지된 비율은 9.4%에 그쳤다. 과몰입위험군과 경계군도 각각 334명→198명, 88명→41명으로 감소했다.
성인은 특정 게임행동 유형이 5년간 지속된 비율이 10.0%를 나타냈는데, 과몰입군과 경계군이 유지된 응답자는 없었다. 연구진은 "게임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성장 발달 과정이나 시간 경과, 여건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게임 이용 시간과 과몰입의 상관관계도 성립하지 않았다. 아동·청소년 과몰입위험군의 게임 시간은 1차연도 2.78시간에서 5차연도 2.48시간으로 줄었다. 코로나19 당시 실내활동이 많아지면서 게임 시간이 부분적으로 늘었으나 이후 다시 감소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학업·성적 측면에서도 게임을 하루 2~3시간 하는 집단과 1시간 하는 집단 사이에 성적·사회성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며 "그보다는 스트레스를 풀 곳 없는 아이가 무리하게 게임을 하면 과몰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결국 공부와 게임의 관계는 시간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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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게임 중독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짚었다. 연구진은 "게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른 매체의 이용 행태와도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며 "일시적인 게임 과몰입 현상은 질병이 될 수 없기에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공존 질환의 연계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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