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미군이 카리브해 지역에서 특수작전 항공기 등 병력과 장비를 배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CV-22 오스프리 수송기 최소 10대가 전날 밤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캐넌 공군기지에서 카리브해 지역으로 이동했다. 포트 스튜어트와 포트 캠벨 육군기지에서 출발한 C-17 수송기도 전날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당국자는 이들 항공기가 군 인력과 장비를 운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항공기가 어떤 종류의 병력과 장비를 수송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캐넌 공군기지에는 제27 특수작전대대가 있으며, 포트 캠벨에는 정예 특수작전 부대인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와 제101 공수사단이 주둔하고 있다. 포트 스튜어트에는 제75 레인저연대의 1대대가 있다.
제27 특수작전대대와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는 고위험 침투와 철수 임무를 지원하고, 근접 항공 및 전투 지원을 제공하도록 훈련받았다. 육군 레인저는 비행장을 장악하고, 실 팀6(SEAL Team 6)나 델타포스 같은 특수부대가 정밀 사살 또는 생포 임무를 수행할 때 경비를 맡도록 훈련받았다.
공군 중장 출신인 데이비드 뎁튤라 미첼항공우주연구소(MIAS) 소장은 "그들은 행동하기 위해 병력을 사전 배치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특수부대 자산 전개는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행동 방침을 이미 결정했음을 시사한다며 "이제 남은 질문은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저렇게 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이번 병력 배치에 대해 베네수엘라에 취할 수 있는 군사적 행동의 가능성을 놓고 추가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중남미 주둔 미군을 총괄하는 미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병력 이동에 관한 WSJ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며 "어느 군사시설로든 장비와 인력을 일상적으로 순환하는 게 표준 관행"이라고 밝혔다. 또 보안상의 이유로 미군 자산이나 인력의 작전 이동 및 활동에 대한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카리브해 지역을 오가는 마약 카르텔의 선박을 격침한 데 이어 마두로 정권의 주요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유조선 나포를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지상에서도 마약 카르텔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개시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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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꾀하고 천연자원을 약탈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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