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중심 소비지출 견조…순수출도 호조
물가 압력은 다소 확대
미국 경제가 올해 3분기에 4%를 웃도는 성장률을 달성하며 2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견조한 소비 증가가 이번 '깜짝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2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4.3% 성장했다. 이는 2분기 성장률(3.8%)보다 개선된 수치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3.2%)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의 잠재 성장률로 추정되는 1%대 후반 역시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준이다.
앞서 미국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를 앞두고 1분기 수입이 급증하면서 성장률이 -0.6%로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3.8% 성장으로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3분기에는 한층 더 강한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3분기 깜짝 성장은 소비 지출 확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일부 철회 영향으로, 미 경제가 강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2분기 2.5%에서 3분기 3.5%로 크게 확대되며 성장을 주도했다. 의료와 해외여행을 포함한 서비스 부문의 견조한 지출이 이를 뒷받침했으나, 자동차 지출은 감소했다.
수출과 정부 지출 증가도 성장에 기여했으며 민간 고정투자의 감소 폭이 축소된 점 역시 성장세를 견인했다. 특히 3분기 수출은 8.8% 증가한 반면 수입은 4.7%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가 개선되면서 순수출은 3분기 성장률을 1.6%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정부 지출은 2.2% 증가해 성장률을 0.39%포인트 높였다.
미국 경제 수요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인 민간 국내 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은 3%를 기록했다. 이는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중요하게 보는 이 지표가 높다는 것은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견고함을 의미한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은 다소 높아졌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분기 2.9% 상승해 2분기(2.6%)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근원 PCE 물가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표로,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엘리자 윙거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성장세는 견조하게 유지됐다"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연간 성장률은 다소 낮아졌지만 2026년에는 훨씬 더 강력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관세가 위대한 미국의 경제 지표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높은 수입 관세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3분기 전년 대비 성장률은 2.3%에 그쳐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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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3분기 GDP 속보치는 당초 10월30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셧다운으로 인해 일정이 취소됐다. 미국은 통상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등 세 차례에 걸쳐 GDP 성장률을 발표하지만, 이번에는 역대 최장 셧다운의 영향으로 두 차례만 발표하게 됐다. 이번 수치는 그 중 첫 번째 단계인 속보치에 해당한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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