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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순경]"수갑 대신 수화기 들고 시민 곁으로…홍보는 치안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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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서울 수서경찰서 경무과 강진수 경장
블랙박스 속 영웅 찾아 삼만리
출동보다 중요한 건 범죄 사전 차단

편집자주Z세대가 온다. 20·30 신입들이 조직 문화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다. 경찰이라고 제외는 아니다. 경찰에는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청문, 여성·청소년 등 다양한 부서가 있다. 시도청, 경찰서, 기동대, 지구대·파출소 등 근무환경이 다르고, 지역마다 하는 일은 천차만별이다. 막내 경찰관의 시선에서 자신의 부서를 소개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일과 삶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지난 18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만난 강진수 경장(31)의 손에는 수갑 대신 수화기가 들려 있었다. 연말을 맞아 관내 지구대와 파출소에 전화를 돌리며 시민의 생명을 구했거나 따뜻한 도움을 준 미담 사례를 발굴하는 중이었다. 2020년 입직해 기동대와 지구대 현장을 누빈 그는 지난달 중순부터 수서서의 '입과 얼굴'인 홍보 업무를 맡고 있다. 강 경장은 "하루 평균 2~3곳에 연락해 현재까지 10건의 사례를 발굴했다"며 "현장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동료들의 진정성을 알리는 것이 내 임무"라고 말했다.


[MZ순경]"수갑 대신 수화기 들고 시민 곁으로…홍보는 치안의 완성" 지난 18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강진수 경장(31)이 수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박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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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여야 홍보도 할 수 있다

미담 사례가 실제 홍보물로 빛을 보기까지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블랙박스와 CCTV 영상을 확인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한 뒤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결정적인 검거나 감동적인 구조 장면이라도 피해자나 신고자가 노출을 원치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강 경장은 "공익적인 목적이라 해도 개인의 사생활이 우선이기에 동의를 얻지 못할 때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그분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는다"고 털어놨다.


대신 그는 업무보다 사람을 먼저 챙기는 방식으로 마음을 얻는다. 지난 4일 폭설로 빙판길이 된 서울 강남구의 자동차전용도로에 고립된 암 환자를 안전하게 귀가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강 경장은 영상 사용 동의를 구하기에 앞서 해당 시민에게 건강과 안부를 먼저 물었다.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에 시민은 "끝까지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며 홍보 활동에 흔쾌히 협조했다.


동료 경찰의 협조를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현직 경찰관을 직접 만나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쑥스러움이 많은 선배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강 경장은 "처음엔 기수나 계급 차이가 나는 선배들과 단둘이 만나면 분위기가 어색할 때가 많았다"며 "그럴 땐 선배의 팀원들과 함께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하니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져 홍보 작업도 수월해졌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MZ순경]"수갑 대신 수화기 들고 시민 곁으로…홍보는 치안의 완성" 지난 18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만난 강진수 경장(31)이 보이스피싱 예방 포스터를 소개하고 있다. 박승욱 기자

범죄 예방 홍보물은 두발로 만들어진다

홍보 업무는 미담 발굴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보이스피싱 가해자에게 속아 외부와 단절하는 '셀프 감금'처럼 피해자가 인지하기 어려운 신종 범죄 유형을 포착해 알기 쉬운 포스터로 제작하는 등 예방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 밀집한 강남구 역삼동의 특성을 활용해 대형 전광판에 예방 문구를 띄우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협조를 구하러 다닌다.


이런 적극성은 그가 얼마 전까지 지구대에서 뛴 현장파였기에 가능하다. 강 경장은 홍보 업무를 맡으며 치안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지구대에 있을 땐 사건 발생 후 얼마나 빨리 출동하느냐가 관건이었지만 막상 홍보를 해보니 범죄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최고의 치안 서비스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웃어 보였다.


[MZ순경]"수갑 대신 수화기 들고 시민 곁으로…홍보는 치안의 완성" 지난 18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강진수 경장(31)이 전화를 하고 있다. 박승욱 기자

새로운 보직이 주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담당 구역이 넓어진 데다 시민의 시선을 사로잡을 창의적인 기획을 매번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도 있다. 강 경장은 "이전에는 퇴근하면 일 생각을 접어둘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산책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전달할까'라는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고 말했다.


답은 결국 현장에 있었다. 그는 직접 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만나고 은행 등 기관을 찾아 범죄 예방 문구 배치와 대처법을 논의한다. 최근에는 대치동 학원가 인근 학교를 돌며 자전거 절도 예방 교육을 진행하다 학생들에게 한 수 배우기도 했다. 강 경장은 "단순히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교육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자전거 절도 사건을 예방하려면 경찰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됐다"며 "당시 공유 자전거인 서울 따릉이처럼 일반 자전거 거치대에도 QR코드 등을 활용한 잠금잠치 기능을 도입해야 절도 범죄를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듣고 범죄 예방 방식과 함께 홍보를 고민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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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경장의 목표는 시민에게 '따뜻한 경찰'로 다가가는 것이다. 그는 "조카가 삼촌이 경찰이라고 하니 무서워하며 울던 모습을 보고 경찰에 대한 딱딱하고 차가운 이미지가 여전하다는 걸 느꼈다"며 "친근하고 믿음직한 홍보 활동을 통해 시민 곁에 있는 따뜻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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