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고령화 대응'·천안 '도시재생'
국토부 "취지 부합해 신속 처리"
선진국형 개발 사업 안착 유도
정부가 첫 '프로젝트 리츠' 승인 대상을 고르면서 형식적 요건 충족 여부뿐 아니라 공공 기여도를 중점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9일 1호 프로젝트 리츠로 '동탄 헬스케어 리츠'와 '천안역세권혁신지구 재생사업리츠'를 승인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자본금 등 형식적 요건을 갖추면 인가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동탄 헬스케어는 고령화 대응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천안역세권은 지자체 참여로 공공성이 높아 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신속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건물을 짓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헬스케어 시설 운영이나 지역 거점 조성처럼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장에 우선적으로 문을 열어준 셈이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배당하는 주식회사다. 기존 리츠가 주로 이미 지어진 건물을 매입해 임대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면, 프로젝트 리츠는 개발 단계부터 리츠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한 제도다.
기존에는 리츠를 준공 후에만 활용할 수 있어 개발 단계에서는 자본금이 적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세워 고금리 대출(PF)에 의존해야 했다. 차입 제한이 없는 PFV는 불과 2~3%의 자기자본만으로 고위험 사업을 벌여 부실에 취약했다. 하지만 이번 제도 개선으로 착공 전부터 리츠를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며 재무 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됐다.
동탄 헬스케어 리츠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발맞춘 시니어 주거 모델이다. 국내 최대 디벨로퍼인 엠디엠(MDM)이 설립한 이 리츠는 경기 화성시 일대에 오피스텔 1150가구와 노인복지주택 2898가구, 한방병원 등을 조성한다. 총사업비 2조2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 준공할 예정이며, 사업 완료 후 오피스텔을 제외한 노인복지주택과 병원은 리츠가 직접 임대 운영한다.
천안역세권 리츠는 천안시와 코레일 등이 출자해 도시재생을 이끄는 지자체 연계형 모델이다. 공동주택과 지식산업센터, 환승주차장 등을 조성하며 개발이 끝나면 공동주택은 리츠가 임대 운영하고 나머지 시설은 매각해 수익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프로젝트 리츠는 지난달 28일 본격 도입됐다. 현재까지 국토부에 접수된 설립 승인 신청은 5건이며, 기숙사·임대주택·발전소 등과 관련한 사전 문의도 10건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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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 1월부터 프로젝트 리츠에 토지 등 현물을 출자할 경우 법인세 등을 이연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시행됨에 따라 시장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안정적인 자기자본을 갖춘 리츠가 개발부터 운영까지 책임지는 선진국형 모델이 안착하도록 우수 사례를 지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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