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와 고환율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 절반 이상이 2026년 경영 여건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내년 경영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내수 부진과 환율 변동성을 지목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 경영 환경 인식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기간은 2025년 11월 25일부터 12월 3일까지였으며 총 150개 기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52.0%는 2026년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경영 여건이 양호할 것이라는 응답은 44.7%였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3%로 집계됐다. 특히 매우 어렵다고 답한 기업이 18.0%에 달한 반면 매우 양호하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그 배경으로 업황 부진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업황 부진이라는 응답은 31.6%였으며 경기 침체 지속이 26.5%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이 21.4%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각종 비용 부담 확대와 자금 조달 여건 악화 규제 리스크 지속 등을 이유로 들었다.
내년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국내 리스크 요인으로는 내수 부진 및 회복 지연이 3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플레이션 심화가 21.6% 금리 인하 지연 또는 금리 인상이 13.1% 정책 및 규제 불확실성이 12.5%로 조사됐다. 노동시장 경직성과 자본시장 변동성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을 우려하는 응답도 나왔다.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가 26.7%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보호무역 강화와 수출 장벽 확대가 24.9%로 뒤를 이었고 세계경제 둔화 및 회복 지연이 19.8% 에너지 원자재 등 수입 물가 불안이 15.3%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 과잉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을 우려하는 응답도 포함됐다.
기업들은 이러한 경영 환경 속에서 2026년 경영 전략으로 기존 사업 고도화에 가장 큰 비중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사업 고도화가 34.4%로 가장 높았으며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신사업 진출이 23.6% 시장 다변화가 18.2%로 조사됐다.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선택한 기업은 8.2%였다.
현재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영 애로로는 실적 부진이 29.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원자재 등 공급망 관리 어려움이 22.2% 기술 혁신 및 신사업 발굴 지연이 11.1% 순으로 나타났다. 인력 수급과 자금 조달 정책 리스크 대응을 애로로 꼽은 기업도 적지 않았다.
기업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로는 기업 규제 완화 및 규제 시스템 혁신이 18.9%로 가장 많았다. 내수 진작이 17.8% 통상 불확실성 해소가 16.9% 금융 외환시장 안정화가 15.8%로 뒤를 이었다. 공급망 안정화와 연구개발 투자 지원 인력 양성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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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불안정한 대외 여건과 내수 회복 지연이 겹치며 기업들이 내년 경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과감한 규제 혁신과 함께 첨단 신산업 투자 지원 내수 수출 활성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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