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등 일본 주요 관광지 숙박요금 급락
"대만 유사시 개입"日 총리발언 영향
중국 노선 운휴…"단기간 회복 어려울 것"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며 상승했던 일본 주요 관광지의 숙박 요금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대표 관광지인 교토의 경우 1년 전 1박 2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2만원대까지 요금을 낮춘 호텔도 있다.
19일(현지시간) 일본 TBS뉴스는 "외국인 수요로 고공행진 하던 일본 인기 관광지의 숙박 요금이 최근 크게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8일 기준 구글맵에서 확인한 교토 시내 중심부 호텔 가격은 1박 1만엔(9만5000원) 이하인 곳이 다수였고, 일부는 3000엔대(2만8000원)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교토 시내 주요 호텔의 평균 객실 단가는 코로나19 기간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지난해 2만195엔(19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도 평균 2만601엔(19만5000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와 비교하면 현재 숙박 요금은 절반 이하로 내려간 셈이다.
도쿄에서 방문한 한 관광객은 "2박에 1만엔대 초반이었다"며 "지금은 비교적 부담 없이 머물 수 있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항공·여행 분석가 도리우미 타카로는 "교토뿐 아니라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숙박 요금 인하가 나타나고 있다"며 "오사카, 나고야, 히로시마, 후쿠오카, 가나자와 등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거나 중국 직항 노선이 있는 지역에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가격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도리우미는 "내년 봄까지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항공사들이 다수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고, 최소한 3월 말까지는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단기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10월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확연히 줄어든 中단체 관광객
지난해 1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은 일본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안내소를 방문한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중국 관광객이었다. 그러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 측이 일본 여행 자제를 촉구하면서 일본을 찾는 중국인이 줄었다.
고급 말차를 활용한 소프트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직원도 매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약 70%는 중국인이었지만, 최근에는 대만과 인도네시아 등 중국 이외 아시아 국가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매장 직원은 "중국이 '일본에 오지 말라'고 한 이후 약 일주일쯤 지나자 방문객이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내년 2월 中 춘절인데…"장기화 시 영향 커질 수도"
일본 관광업계는 내년 2월 중국 대명절 춘절을 앞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마쿠라의 한 비누 매장 직원은 "중국 관광객이 이어지다가 최근에는 한명도 찾지 않은 날도 있다"며 "중국 고객의 구매 비중이 컸던 만큼 매출 감소 폭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춘절을 겨냥해 중국어 안내 문구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상황이 장기화하면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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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관광객이 줄면서 오히려 거리가 한산해졌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가마쿠라 한 매장 직원은 "최근 특히 평일에는 거리가 한결 걷기 편해졌고, 가게도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며 "차분하게 관광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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