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CPI·근원 CPI 모두 예상 하회
통계 불완전성·왜곡 가능성
내년 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강화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인한 통계 불완전성과 왜곡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에 기존 전망보다 한층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3.1%)와 직전 발표치인 9월(3.0%)을 모두 하회한 수치다. 앞서 10월 CPI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발표되지 못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9월 수치(각각 3.0%)를 모두 밑도는 결과로,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근원 CPI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다만 10월부터 이어진 셧다운 여파로 통계 수집이 중단되면서 이번 11월 CPI 역시 불완전한 상태로 발표됐다. 이로 인해 품목별 전월 대비 흐름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부 항목을 보면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3.0% 상승하며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신차 가격은 0.2%, 중고차와 트럭은 0.3% 상승하는 데 그치며 전체 물가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
11월 CPI와 근원 CPI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노동시장 둔화와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둘러싼 Fed 내부의 시각차가 커지고 있던 가운데, 이번 물가 지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낮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관세 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물가 상승 압력 둔화를 점치는 관측도 있었다. 이에 따라 Fed가 고용 시장 안정에 보다 무게를 둔 정책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10월 대비 물가 흐름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본격화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신중론 또한 제기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30% 미만으로 낮게 보고 있지만, 3월 인하 가능성은 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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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스트랫의 톰 리 리서치 책임자는 "완만한 CPI 흐름은 Fed가 고용 시장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흐름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경제에 'Fed 풋(Fed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주가 상승)'이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Fed가 경제의 하방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면 Fed 풋이 개입하게 되고 이는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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