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명물 트레비 분수
관광객에게만 입장료 받는 안 논의
과잉관광 해결 및 운영비 충당 위해
이탈리아 로마시가 다음 달부터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트레비 분수에 입장료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알레산드로 오노라토 로마 관광 담당 시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로마시와 트레비 분수 관광을 유료화하는 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안에 따르면 입장료는 2유로(약 3500원) 수준으로 로마에 거주하지 않는 관광객에게만 부과하고 로마 시민은 현행처럼 무료입장할 가능성이 크다. 몇몇 매체는 다음 달 7일부터 유료화가 시행된다고 보도했으며,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다음 달 중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오노라토 시의원은 "트레비 분수 계단에 가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은 합리적"이라면서 "트레비 분수가 미국 또는 다른 유럽지역에 있었다면 입장료로 50유로는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검토 중인 입장료 2유로는 최소 수준"이라며 "시범 운영을 거쳐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마시는 내부 논의를 거쳐 크리스마스 전에 트레비 분수 입장료 부과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마시가 트레비 분수 유료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수백만 명이 몰리는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관리·운영 비용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레비 분수 관광객은 올해 상반기에만 530만명에 달한다. 이는 인근 판테온 신전의 작년 한 해 방문객 수(약 400만명)를 웃돈다. 로마시는 트레비 분수를 유료화할 경우 예상 수입은 2000만유로(약 346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지금 뜨는 뉴스
1762년 완성된 트레비 분수는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 로마의 명소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을 형상화한 높이 26m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 분수는 건축가 니콜로 살비가 설계했다. 세 갈래 길(tre via)이 만나는 곳에 자리해 트레비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곳에서는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속설 때문에 전 세계인들이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레비 분수에 던져진 동전은 주 3회 수거돼 세척과 분류 작업을 거친 뒤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기부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