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정당 의원 SNS 논란에 외교·경제 파장
인종차별 논란 정치권까지 확산…정부 직접 진화
미스 핀란드의 눈 찢기 제스처로 불거진 동양인 비하 논란과 관련해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한국·중국·일본에 공식으로 사과했다.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하고 외교·경제적 파장까지 이어지자 총리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18일 연합뉴스는 AFP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오르포 총리가 이날 한국·중국·일본 주재 핀란드 대사관을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오르포 총리는 주한 핀란드 대사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게시한 한국어 성명에서 "일부 국회의원의 SNS 게시글로 인해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핀란드 사회에서 인종차별과 모든 형태의 차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는 이번 사안을 매우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말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가 '중국인과 식사 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눈꼬리를 위로 잡아당기는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해당 제스처는 서구권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해 비판이 확산했다. 자프체는 "두통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는 모습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자프체는 미스 핀란드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이에 핀란드 극우 성향 정당인 핀인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같은 제스처를 취한 사진을 SNS에 올리며 자프체를 옹호해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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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태가 외교 문제로 비화하자 총리가 직접 수습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AFP에 따르면 논란 이후 핀란드의 한 TV 제작사는 일본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핀란드 국적 항공사 핀에어도 아시아 시장에서 반발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핀인당은 18일 주간 회의를 열고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올린 소속 의원들에 대한 제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의 게시물을 올린 유호 에롤라 의원은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카이사 가레데브 의원은 현지 언론에 "사과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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