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공장 먼저 정리…3공장도 검토
대주주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 절충
이번주 사업재편안 제출…구조재편 윤곽
에틸렌 기준 연산 47만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3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여천NCC가 91만5000t 규모의 2공장을 우선 정리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여천NCC 대주주인 DL과 한화가 에틸렌 감축 규모를 놓고 이견을 보이자 절충 형태로 91만t 규모 설비를 먼저 폐쇄하기로 한 것이다. 여천NCC는 이번 주 중 2공장 폐쇄를 포함한 사업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가동중단 상태인 3공장을 재가동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사실상 여천NCC는 1공장(에틸렌 기준 연산 90만t)만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천NCC가 최대 140만t 생산감축에 합의하면서 국내 에틸렌 감축 규모는 정부와 업계가 제시한 석유화학 구조재편 목표(270만~370만t)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천NCC 대주주인 DL과 한화는 에틸렌 생산능력 91만5000t 규모의 2공장을 우선 셧다운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번 주 중 사업재편안을 제출키로 했다. 3공장(47만t) 폐쇄는 재편안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추가로 정리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여천NCC는 국내 NCC 보유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생산능력(228만t)을 갖고 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개별 기업 차원의 구조조정을 넘어 산업 전반의 체질 전환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재편안에 3공장 대신 2공장 폐쇄 방안을 넣은 것은 여천NCC의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절충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김길수 여천NCC 대표 사장은 정부 주도 구조재편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한화솔루션 측에 최대 140만t 설비 감축을 제안했고 한화솔루션은 컨설팅 결과 등을 토대로 2공장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여천NCC의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그동안 생산 구조와 이해관계 차이로 구조조정 방향을 두고 엇갈린 시각을 보여왔다. 에틸렌 조달 비중이 큰 한화솔루션은 내부 수급 안정성을 이유로 설비 폐쇄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이었던 반면, C4 계열 중심의 DL케미칼은 이미 외부 조달 비중이 큰 구조인 만큼 수익성이 떨어지는 여천NCC 설비 감축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업황 장기 침체에 더해 정부의 구조재편 압박이 겹치면서 결국 두 회사가 2공장 폐쇄를 골자로 한 재편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천NCC의 대규모 감축 결정은 석유화학 사업재편 속도를 높이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산단은 국내 석유화학단지 가운데 NCC 생산능력이 가장 크다. 그만큼 구조조정 부담도 가장 크게 져야 한다는 시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천NCC의 이번 결정 역시 이런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수산단에 있는 LG화학 역시 GS칼텍스와 합작해 가장 노후화한 LG화학 1공장(120만t)을 멈추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에 이어 LG화학까지 에틸렌 감축에 합의할 경우 정부와 업계가 제시했던 감축 목표 상단인 370만t을 넘어선 최대 388만t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충남 서산 대산산단에서는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합작 재편을 통해 롯데케미칼 NCC 110만t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울산산단에서는 SK지오센트릭의 에틸렌 설비(66만t) 폐쇄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사업 재편안이 공식 제출되기 전이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산업 전반의 시너지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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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산단의 구조조정 논의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울산산단에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가 각각 NCC 1기씩만 운영하고 있고 에쓰오일은 9조원 규모를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NCC 대비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인 상태다. 다만 구조조정이 대산과 여수에만 집중될 경우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한 만큼 울산 역시 예외로 남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지오센트릭 설비 폐쇄를 중심으로 논의가 모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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