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보수단체가 말하는 극우청년
"코로나19 이후 반중·우경화 심화"
정치권은 계엄 찬성 집회에 나온 청년 대부분을 '극우청년'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정작 대학생 보수단체 안에서 계엄은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이슈로 통한다. 집회 참가자 중 계엄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상당수 존재하며, 오히려 반중(反中) 정서를 가지고 현장에 나오는 청년이 더 많다는 것이다.
트루스포럼 대표 "계엄찬성·부정선거론은 조직 내에서도 논란"
30일 대학생 보수단체 중 하나인 트루스포럼의 김은구 대표는 "소위 말하는 '극우청년'의 스펙트럼은 넓다"며 "극우청년 모두가 계엄 합법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계엄은 대학생 보수단체 안에서도 찬반 논쟁이 팽팽하고, 의견이 완전히 통합되진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트루스포럼은 2015년 설립돼 전국 약 140개 대학에 지부를 가진 가장 큰 대학생 보수단체다.
김 대표는 "단체 내부에서도 계엄사태와 부정선거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 다르고 내홍도 있다"며 "특히 부정선거론이 사실이라고 끝까지 주장하던 학생들 상당수가 단체 밖으로 떨어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체 내 주된 여론은 부정선거론 그 자체를 사실로 믿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갖고 있으니 국가가 반드시 이걸 해소해야 하고 이런 의혹 자체가 나올 수 없도록 선거제도를 개선하자는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부정선거론은 2020년 민경욱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이 처음 제기한 것으로 21대 총선이 중국의 개입으로 공정하지 못해 선거를 무효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 의원이 제기한 선거 무효소송은 2022년 대법원에서 기각 판결을 받았지만, 일부 보수단체는 부정선거론을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오히려 계엄, 부정선거론과 관계없이 계엄 찬성 집회에 참여한 대부분의 청년이 반중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라며 "많은 청년들이 중국 공산당의 침투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다. 계엄이 정당했느냐 여부는 앞으로 역사적 심판을 받겠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막아야 한다는 것에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이후 반중 정서 확대…청년 우경화의 원인"
반중 정서는 청년층에 두껍게 깔려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10월13일부터 15일까지 18~7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호감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2030 청년세대가 전체 세대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30대는 100을 기준으로 20.9를 기록해 가장 낮았고 18~29세가 22, 40대 26.9, 50대 33.9, 60대와 70대는 36.9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청년층의 강한 반중 정서를 확인한 데이터분석기관인 언더스코어의 강태영 언더스코어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중 정서가 빠르게 확대됐다"며 이것이 청년들의 우경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실제 계엄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극우성향 유권자는 모두 합쳐야 5% 내외에 불과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이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포털사이트 등에서 인종 차별성 댓글을 추출하고, 어떤 국가를 타깃으로 했는지 걸러보면 중국 혐오가 가장 많이 나온다"며 "일본에서도 한국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혐한 사이트들이 크게 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의 경제발전이 가속화된 이후부터 반중 정서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반중 정서와 함께 현재 기득권이 된 진보세력에 대한 반발심리가 합쳐져 청년들의 우경화 경향이 강해졌다는 주장이다. 강 대표는 "15년 전 광우병 시위 때도 많은 청년이 당시 보수정권에 대한 반감으로 참여한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반대로 진보정권이 기득권이 되면서 역으로 반감이 작용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강남에서 자란 청년층 가운데 현 정권에 대한 반발을 느끼고 보수층을 지지하는 경향도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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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반중 정서를 기반으로 우경화 경향이 강해졌다고 이들 전체를 극우로 바라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한국에서 청년 극우화를 논하려면, 실제 극우 안건을 가진 정당이 제1정당을 차지하는 그런 현상이 실제로 벌어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유럽이 극우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그런 일이 벌어지진 않았다"며 "청년들이 우경화됐다는 표현은 할 수 있겠지만 극우화라는 표현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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