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 각개전투…"정부가 통합 이끌어야"
美 빅테크 중심 투자…中 정부 주도 생태계
한국의 인공지능(AI) 생태계가 분절돼 있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은 "한국은 다양한 기술과 사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며 "개별 기업 경쟁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정부 주도로 국가 단위 버추얼(가상)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안현 SK하이닉스 사장은 17일 한국공학한림원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AI 반도체 강국 도약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연 반도체특별위원회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이 17일 한국공학한림원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AI 반도체 강국 도약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연 반도체특별위원회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안 사장은 산업계에서 천문학적 투자 자금을 조달 중인 미국, 정부 차원에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중국의 사례를 들어 한국의 위기를 조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많은 글로벌 빅테크가 스스로 AI 버티컬을 주도하고 있으며 자금도 많이 조달하고 있다"며 "중국 같은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AI 적용, 서비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좋은 기업들이 많지만 하드웨어 변화나 커스터마이징 등 누가 스펙을 정하고 방향을 제시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며 "이것들이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개발의 방향을 정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한국 역시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지만, 나머지 관련 분야들은 산업의 형태가 각기 분절돼 있어 국가 차원의 통합적인 경쟁력 확보에 문제를 겪고 있다는 진단이다.
안현 사장은 정부 주도의 산업 연합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리드하고 관련 산업의 연합·통합 운영을 통해 국가 단위 버추얼 AI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런 노력이 실현되는 장은 AI 데이터센터 실천 플랫폼이 될 것이며,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메모리부터 여러 팹리스의 반도체 부품까지 함께 연계되는 대한민국 AI 실천 플랫폼이 운영돼야 한다"고 했다.
AI 역량 확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 사장은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버린 AI 플랫폼 구축과 인재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AI 버티컬을 미국과 중국이 선도하고 있는 만큼 해외 인재를 확보해서라도 역량을 확충하되, 한국이 외부 역량에 절대 맡길 수 없는 국방·에너지·통신·금융 등으로 자체적인 역량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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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사장은 "그 역량이 글로벌 AI 비즈니스로 확산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10년 정도 지속하면 여러 산업에서 경쟁력이 확보될 것이고 AI 인력이 육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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