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셰어하우스, 새로운 노후생활로 주목
노인끼리 각방에 살며 공용시설 활용, 소통
젊은 층이 노인과 살면 월세 절반만 내도돼
돌봄보다는 자립 추구 목적
한국과 함께 초고령화 과제를 안고 있는 일본에서 고령자용 셰어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돌봄보다는 자립을 추구하는 셰어하우스는 고령자끼리 또는 고령자와 젊은층이 함께 거주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노후생활로 주목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일본 TV아사히에서 방영된 '하토리 신이치 모닝쇼' 내용을 보면 시가현 오쓰시에 있는 한 개호(돌봄) 사업 회사가 운영하는 고령자용 셰어하우스는 5층 건물의 최상층 한 개 층 전체, 총 13개 방을 고령자용 셰어하우스로 꾸며 올해 5월 문을 열었다. 현재 70대부터 90대까지 남녀 6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공용 공간인 거실에는 커다란 소파와 TV가 놓여 있다. 주방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언제든 요리를 할 수 있고, 욕실은 넓고 청결한 공동 목욕탕으로 24시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개인실은 약 18㎡(5평) 규모의 원룸 형태로 전 객실 에어컨 완비. 월세는 관리비와 공용비를 포함해 5만5000엔(52만원)이다.
올해 8월 입주한 79세 A씨는 인쇄업과 파견업을 운영하다 61세에 은퇴했다. 이혼 후 부모와 함께 살았던 그는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20년간 독거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집 관리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지자체의 소개로 이 셰어하우스에 입주하게 됐다. A씨는 "돌봄이 아니라 자립이다. 좋아하는 것도 할 수 있고, 할머니들이랑 이야기하는 게 재밌다"라고 말했다. 셰어하우스에서는 입주자들이 함께 요리를 하는 날도 있다. 일반적인 고령자 시설은 간호사나 요양 인력이 지원하지만, 하루 일정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이 셰어하우스에서는 자기 중심으로 생활하면서 체조 교실 같은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에는 고령자와 청년이 함께 사는 다세대 공존형 아파트도 있다. 총 7실의 원룸으로, 현재 20대부터 90대까지 함께 거주 중이다. 고령자 방은 배리어프리 구조, 움직임을 감지하는 모니터링 센서가 설치돼 있고, 건물에는 방문간호 사무소와 클리닉도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세대를 넘은 일상적 소통 구조다. 청년 입주자가 고령자에게 정기적으로 안부를 묻고, 한 달에 한 번 카페에서 다과 모임이 열린다. 26세 B씨는 "최소 주 1회는 각 방에 인사드리러 가고, 가능하면 더 자주 간다"고 했다. 청년의 돌봄 참여로 월세 7만 엔(67만원)이 절반인 3만5000엔(33만원)으로 줄어든다. 현재는 만실로, 입주 대기자가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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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어하우스 사업자는 "타인이지만 가족 같은 관계를 만들 수 있어요. 옛날의 좋은 점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1인 생활과 적당한 관계 맺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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