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3200㎞ 떨어진 곳서 발견
익명의 시민 도움으로 무사히 집에 돌아와
4년 전 실종됐던 반려견이 집에서 약 3200㎞떨어진 곳에서 발견돼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한 사연이 전해졌다. 17일 연합뉴스TV는 CBS를 인용해, 실종된 지 무려 4년 만에 주인의 품으로 돌아온 반려견 '초코'의 사연을 소개했다. 앞서 지난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카운티 앤털로프의 한 가정집에서 반려견 초코가 실종됐다. 이후 가족들은 전단을 붙이고 인근 동물보호소를 수소문하며 초코를 찾아 나섰지만, 오랜 시간 동안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했다.
초코의 주인 패트리샤는 "초코는 이전 주인과 함께 살 때부터 탈출을 자주 하던 강아지였다"며 "우리가 데려온 지 5년 만에 결국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거의 포기할 무렵, 뜻밖의 연락이 걸려 왔다. 미시간주 링컨 파크 동물보호소에서 초코를 보호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실종된 지 4년 만의 연락이었다. 초코는 집에서 3200㎞이상 떨어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에서 울타리에 묶인 채 발견됐다. 보호소 직원들은 초코의 몸에 심어진 마이크로칩을 스캔했고, 이를 통해 주인에게 연락할 수 있었다. 패트리샤는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다"며 "캘리포니아의 링컨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미시간의 링컨이라고 해서 정말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동물 구조단체 '헬핑 포스 앤 클로스(Helping Paws and Claws)'의 도움으로 초코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사연을 접한 한 익명의 시민은 자신의 항공 마일리지를 기부해 초코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왔다. 초코와 가족은 지난 10일 마침내 재회했다.
패트리샤는 "반려견에게 반드시 마이크로칩을 심어야 한다"며 "제가 겪은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초코가 캘리포니아에서 미시간까지 어떻게 이동했는지, 그동안 어디에서 지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반려동물 정보 확인 위해 반드시 마이크로칩 삽입해야
이처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먼 거리에서 반려동물이 발견되는 사례는 미국에서 종종 보고되고 있다. 2017년에는 텍사스에서 실종된 고양이가 6년 뒤 플로리다의 한 보호소에서 발견됐고, 2022년에는 허리케인으로 실종된 반려견이 5년 만에 다른 주에서 주인과 재회한 사례도 있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모두 마이크로칩이 등록돼 있었다는 점이다.
반려동물 마이크로칩은 쌀알 크기의 소형 칩을 반려동물 목덜미 피부 아래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고유 식별 번호와 보호자 정보가 저장돼 있다. GPS처럼 실시간 위치를 추적하는 기능은 없지만, 동물병원이나 동물보호소에서 전용 스캐너로 인식해 보호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유기·실종 동물의 신속한 신원 확인을 위해 마이크로칩 등록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를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자연재해나 장거리 이동 중 반려동물이 실종될 경우, 마이크로칩은 보호자와 다시 연결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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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동물보호법에 따라 반려견은 의무적으로 동물등록을 해야 하며, 마이크로칩 방식이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등록 이후 주소나 연락처가 변경될 경우 반드시 정보를 수정해야 실제 상황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산책 시 인식표 착용과 함께 마이크로칩 등록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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