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고용 예상 상회에도 실업률 4년 만 최고
소매판매는 10월 정체
엇갈린 고용 지표에 금리 경로 불확실성 확대
1월 초 나올 12월 고용 보고서가 관건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6일(현지시간) 하락세다. 11월 고용 보고서를 통해 노동시장 둔화 흐름이 확인됐지만, 고용 증가와 실업률 상승이 엇갈리며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 협상에 속도가 붙으며 2021년 초 이후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후 12시36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3.21포인트(0.54%) 내린 4만8153.35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8.03포인트(0.41%) 떨어진 6788.4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044포인트(0.13%) 밀린 2만3028.369에 거래 중이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11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6만4000건 증가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4만5000건)를 웃도는 수치다. 연방정부 인력 감축 영향으로 10월 비농업 고용이 10만5000건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실업률은 11월 4.6%로 상승했다. 이는 9월(4.4%)과 시장 예상치(4.5%)를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고용 지표는 전반적인 노동시장 둔화 흐름과 맞닿아 있지만, 신규 고용 증가와 실업률 상승이라는 엇갈린 신호로 인해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크게 자극하지는 못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케빈 오닐 어소시에이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보고서는 이전의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만큼의 (경기) 둔화 신호는 보여주지만, 향후 더 큰 폭의 완화를 지지할 만한 근거는 거의 없다"며 "노동시장 지표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는 상황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 발표될 다음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의 주요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로벌 X의 스콧 헬프스타인 투자 전략 수석은 "고용 증가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실업률 상승으로 경고 신호가 완전히 해제된 건 아니다"라며 "이로 인해 내년 초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 있고, 이는 연말까지 주가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고용 보고서가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1월 초 발표될 12월 고용보고서가 다음 달 2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소비는 증가세가 정체된 모습이다. 미 상무부 산하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올해 10월 소매판매는 7326억달러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해 블룸버그 전망치(0.1%)를 밑돌았다.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 부진의 영향이다. 고용 불안과 경기 불확실성, 고물가 부담이 겹치며 소비자들이 지출 확대에 한층 신중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기존 0.2%에서 0.1%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소비가 급격히 꺾이지 않으면서 여전히 경기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18일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쏠린다. 헤드라인 CPI와 근원 CPI 모두 전년 대비 3.1% 올라 지난 9월(3.0%)보다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을 전망이다. 노동시장 둔화와 고물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이다.
미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15%,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48%로 전일 대비 각각 3bp(1bp=0.01%포인트), 2bp 하락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에너지주가 약세를 보이며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각각 2.37%, 1.96% 하락 중이다. 브로드컴은 0.15% 내리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0.33% 떨어지는 중이다. 오라클은 1.09% 강세를 나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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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약세를 이어가며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휴전 가능성과 산유국의 원유 증산이 유가 하락을 압박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39달러(2.45%) 내린 배럴당 55.28달러를 기록 중이며, 장중 한때 55달러 아래로 떨어져 2021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1.48달러(2.44%) 하락한 배럴당 59.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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