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토론회서 내년 지방선거 우려 쏟아져
공천 룰 변경 추진 관련 "매우 위험해"
국힘 재선 의원 모임 주최…혁신 한목소리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16일 주최한 토론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 심판을 인정하고, 내년 지방선거 공천 시 당심보다는 민심 비율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조언이 다수 나왔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 방향성으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이기기 어렵다는 인식이 주를 이뤘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국민의힘 재선의원 공부 모임인 '대안과 책임'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지방선거 D-6개월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나?'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지방선거 D-6개월,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나' 토론회 발제에서 "지금 민심은 민주당은 못 믿겠고 불안하지만 국민의힘은 더 못 믿겠다.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공통적으로 (국민의힘이) 위험하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걸 뒷받침할 어떤 노력도 뒤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 시장은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17대 총선 직전에도 당은 궤멸 직전까지 갔지만 당시 우리 당은 당사와 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하고 천막당사로 갔다"며 "19대 총선 때도 MB(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낮고 집권당이 무너질 위기였지만 우리 당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빨간색을 당의 색깔로 채택하고 적의 아젠다였던 경제민주화를 선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과 인재 영입을 통해서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며 "국민들이 생각할 수 있는 대중적이면서도 저명한 인사를 영입하고, 참신한 인물 발굴로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 의원들이 고민할 건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이 필요하다. 별것 아니지만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이 경선 룰을 '당원 70%, 여론조사 30%'로 바꾸려고 하는 것에 대해선 "정당 지지율이 저쪽(민주당)의 반토막에 가까운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며 "공천은 권한이 아니다. 당대표와 지도부, 의원 모두 '우리에게 공천 권한은 없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으로 쇄신해야 하고 인재영입, 지역 속성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영남대 교수도 "선거를 떠나 한국 민주주의 관점에서 보면 (계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에서 그걸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힘을 합칠 수 없게 될 것이고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세 번 졌다"며 "한 나라를 대표하는 정당이 총선에서 세 번 졌으면 폐당 수순이라고 봐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선거컨설팅 회사인 폴리컴 박동원 대표는 "중도 확장력 있는 후보를 내놓아야 본선에서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에 당 지지율이 낮을수록 (경선에서) 민심 비율을 높이는 건 상식"이라며 "지지층을 타깃 하면 중도층은 따라온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정치나 선거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대안과 책임'이 주최했다. 이 모임은 지난 3일 비상계엄 1주년 당시 윤 전 대통령과 단절하고 계엄에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당시 성명문에 이름을 올렸던 이성권·조은희·김용태·엄태영 의원 등은 물론 김도읍 정책위의장, 양향자 최고위원 안철수·김기현 등 다수 의원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재선의원 공부 모임인 '대안과 책임'이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지방선거 D-6개월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나?'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은 이성권 의원(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권 의원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로 의회를 민주당 손아귀에 넘겨주고 반헌법·반법률적인 계엄으로 인한 대선을 통해 대통령 권력까지 넘겼다"며 "이젠 사법부까지 민주당이 장악하려는 시점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 권력까지 넘겨주게 되면 대한민국은 전체주의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이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절박하게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언론사나 여론조사 분석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60%대, 민주당 지지율이 40%대, 국민의힘은 20%대 박스권에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맞이하면 과연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을까. 특히 수도권을 놓고 보면 우리 당은 존립 가능한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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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모임을 갖고 당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초선 모임 대표를 지낸 김대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투쟁만으로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현실은 분명하다"며 "누군가를 향해 싸우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을 향해 다가가는 정당이 돼야 한다. 강한 투사도 필요하지만, 지선을 6개월 앞둔 지금은 국민의 마음을 읽고 길을 제시하는 전략이 더 요구되는 시기"라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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