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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맥]양자시대, 인재전략이 기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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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맥]양자시대, 인재전략이 기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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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이 지정한 '국제 양자 과학 및 기술의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지금, 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양자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양자 컴퓨터가 기존 컴퓨팅 방식보다 문제 해결에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양자 우위'에 도달하고, 2029년에는 첫 대규모 오류 내성 양자 컴퓨터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때가 되면, 양자 컴퓨터는 재료 과학, 신약 개발, 금융 모델링, 기후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것은 물론, 사회의 가장 큰 도전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기술의 빠른 발전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양자컴퓨팅 분야 핵심 연구 인력 규모에서 세계 10위권이지만, IBM이 최근 발표한 '양자 준비 현황' 연구에서는 한국 내 조사 대상 조직의 64%가 '기술 역량 부족'을 양자 기술 도입의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양자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양자 기술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수학·컴퓨터과학이 깊이 융합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들이 현장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양성하고자 하는 인력의 유형에 맞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양자 컴퓨팅이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로 당장 눈앞의 매출로 이어지기 어렵다 보니, 많은 기업이 투자를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기업들은 양자 분야 인재를 위한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일자리 부족은 연구자들이 해당 분야에 진입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정부의 초기 '마중물' 투자와 함께, 기업의 전략적 판단이 동시에 필요하다.


양자 인재 양성은 한 번에 큰돈을 쏟아붓는 방식이 아니라 일관되고 지속적인 투자가 더욱 중요하다.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비즈니스나 과학 연구를 하는 것은 기업이 일반 컴퓨터나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일정 수준의 전문 교육은 필요하지만, 이는 일부 소수 엘리트만의 영역이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과 경험을 통해 충분히 산업 전반으로 확장 가능하다. 결국 관건은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시간을 전제로 한 꾸준한 교육 투자다.


다행히 한국 정부는 양자 기술을 국가 전략 아젠다로 격상시키며 예산과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제1차양자종합계획'을 통해 연간 100명 규모의 핵심 인력 양성을 목표로 삼으며 향후 방향성을 제시했다. 다만 단기사업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교육·연구·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10년 이상의 장기 로드맵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는 대학과 연구기관의 양자 교육 프로그램을 보다 체계적으로 확대하고, 산업계와 연계된 실습·인턴십·공동연구 기회를 제도화해야 한다.


산업계의 역할 또한 필수적이다. 양자 컴퓨팅 기술은 반도체, 이차전지, 신약, 화학, 금융, 물류 등 한국의 주력 산업과 직접 맞닿아 있는 기술이다. 기업들은 양자 컴퓨팅 기술을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핵심축으로 인식하고, 산학협력과 장기 인재 육성에 나서야 한다.


이미 IBM과 같은 글로벌 리더들은 인재 양성에 진심이다. IBM은 연세대·서울대·미국 시카고대·일본 도쿄대·게이오대 등과 함께 2033년까지 4만 명의 양자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의 기업, 학계, 정부 기관과 협력해 양자 생태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으며, 여기에는 연세대학교에 국내 최초로 'IBM 퀀텀 시스템원'을 구축한 것과 '바이오-양자 이니셔티브'를 출범한 것이 포함된다.


과기정통부, 성균관대와 함께 박사급 연구 인력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프로그램, 중소기업벤처부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양자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이런 인재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국이 다가오는 양자 혁명의 주변부가 아니라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면, 지금이 정부와 산업계가 과감히 투자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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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한희 IBM 퀀텀 알고리즘 센터 총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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