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늄 기반 맥신 나노시트로 30분 만에 고효율 회수
회수 금속, 수소 촉매로 재활용…귀금속 폐쇄루프 구현
스마트폰과 반도체 공정, 수소 연료전지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귀금속 팔라듐(Palladium·Pd)을 독성 약품이나 전력 공급 없이 약산성 폐수에서도 고효율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공급망이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자원 안보 이슈가 큰 팔라듐을 친환경적으로 회수·재활용할 수 있어, 국내 귀금속 순환 기술의 자립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물자원순환연구단 최재우 박사와 수소·연료전지연구단 김진영 박사 연구팀이 티타늄 기반 맥신(MXene) 물질 'TiOx/Ti3C2Tx' 나노시트(nanosheet)를 활용한 친환경 팔라듐 회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해외 기술이 강산성 환경에서만 작동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흔한 약산성 폐수에는 적용이 어려웠던 한계를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약산성에서도 30분 만에 99.9% 회수
연구진은 나노소재 표면에 비포화 산소를 가진 'TiOx 나노클러스터(nanocluster)'를 고밀도로 배치, 기존 방식으로는 회수가 어려웠던 약산성 환경에서도 30분 만에 팔라듐을 99.9% 고순도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별도의 전력 공급이나 독성 화학약품이 필요 없으며, 회수된 팔라듐은 자연적으로 금속 상태로 환원돼 간단한 여과만으로 분리할 수 있다.
이 소재는 1983㎎/g의 세계 최고 수준 흡착 성능을 기록했고, 10회 이상 반복 사용 후에도 약 90%의 회수 효율을 유지해 안정성과 재사용성도 확인됐다. 고온 처리나 강산성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기존 회수 기술 대비 탄소 배출을 최대 8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회수에서 재활용까지…'귀금속 완전 순환' 제시
특히 이번 기술은 회수로 끝나지 않는다. 회수된 팔라듐-나노시트 복합체는 다시 수소 발생 촉매(hydrogen evolution catalyst)로 활용할 수 있어, 연구진은 이를 귀금속 회수-재활용-투입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폐쇄루프(closed-loop recycling)' 구현 사례로 제시했다.
적용 범위도 넓다. 정유·석유화학·자동차·수소연료전지 산업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촉매는 물론, 스마트폰·회로기판 등 전자폐기물에 포함된 팔라듐 회수에도 적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KIST는 향후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팔라듐 함유 폐수를 실시간 처리하고, 회수된 금속을 다시 촉매·전자 소재로 공급하는 순환형 자원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재우 박사는 "폐촉매와 전자폐기물 속에 버려지던 귀금속을 손쉽게 회수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국내 자원순환 체계의 자립화와 귀금속 수입 의존도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적 전환점"이라며 "모듈형 회수 시스템으로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진영 박사는 "회수된 팔라듐이 단순 재활용을 넘어 고효율 수소를 생산하는 전기화학 전극 촉매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청정에너지 생산을 뒷받침하는 순환형 자원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 사업과 태양광 패널 재활용 기술개발사업(RS-2025-02223005)으로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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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명은 '초고효율 폐쇄루프 팔라듐 재활용을 위한 친양성 TiOx/Ti3C2Tx 나노시트(Protophilic TiOx/Ti3C2Tx nanosheets for hyper-efficient closed-loop Pd recycling)이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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