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통증 뒤 2kg 종양 발견…아이의 몸에 단기간 변화 폭발
감정 기복·수면장애·안면홍조 등 성인 폐경 증상까지
의료진 "10~30년 뒤에도 재발 가능…계속 관리 필요"
영국 체셔주에 사는 오브리 개롯(8)이 생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사춘기 증상을 겪고, 결국 폐경 상태에 이르게 된 사연이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영국 체셔주에 사는 오브리 개롯(8)이 생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사춘기 증상을 겪고, 결국 폐경 상태에 이르게 된 사연이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오브리가 다섯 살 무렵 갑자기 배를 잡고 울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면서 이상 징후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처음 병원을 찾은 부모는 충수염을 우려했으나, 영상 검사에서는 난소에서 종양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발견됐다. 더 큰 소아 전문병원으로 의뢰되는 사이, 오브리의 몸에는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 생리가 시작되고, 가슴이 발달하며, 감정 기복과 두피 기름 증가 등 전형적인 사춘기 신호가 단기간에 몰아친 것이다.
추가 정밀검사에서 오브리의 호르몬 수치는 또래 정상 범위의 수십 배를 넘어 3000 이상에 달했다. 종양도 3주 새 6cm에서 26cm로 커져 복부 장기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이었다. 의료진은 그에게 '난소 과립막세포종'이라는 희귀 종양을 진단했다.
7시간 동안 진행된 대수술에서 의사들은 2kg에 달하는 종양과 함께 난소와 난관, 방광·장기 일부, 복벽 조직까지 제거해야 했다. 종양 제거로 암세포는 사라졌지만, 난소 절제로 인해 오브리는 겨우 다섯 살에 폐경 상태에 들어갔다.
호르몬 급변은 성장기에도 큰 부담을 남겼다. 인대는 사춘기 속도로 빠르게 늘어났으나 뼈 성장이 따라가지 못해 다리 통증이 생겼고, 얼굴 붉어짐·수면 장애 등 성인 여성의 폐경 증상까지 나타났다.
오브리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생리대 사용법을 가르쳐야 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감정 변화가 잦아 아이 스스로도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가족은 현재 지역 자선단체의 지원을 받아 치료와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
과립막세포종은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재발 주기가 길어, 10년 이상 지난 뒤 재발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진단 후 30년이 지나 다시 나타난 경우도 확인돼 장기 추적 관찰이 필수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빠른 사춘기는 과거에도 세계적인 충격을 준 적이 있다.
1939년 페루에서는 다섯 살 소녀 리나 메디나가 제왕절개로 아기를 출산한 사건이 공식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의료진은 처음 리나의 복부 팽만을 종양으로 의심했으나, 검사 결과 그녀는 이미 임신 7개월 차였다. 그의 초경 시기 역시 생후 8개월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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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준으로 성조숙증은 여아 8세 이전, 남아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성장판이 빨리 닫혀 최종 신장이 작아질 수 있고, 또래와의 신체 차이로 인해 심리적 위축과 정서 문제도 흔히 발생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초경이 빨라질수록 성인기 유방암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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