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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어때]'나이 든 탓' 아니고 '관리 안한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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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브레드슨 '늙지 않는 뇌'
나이 먹을수록 병 잦아지고
아픈 곳 늘어나는 것 자연스럽게 여겨
알츠하이머도 한 번 증상 나타나면
호전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 지배적

저자는 이런 통념에 이의 제기
제대로 관리 못하면 이른 나이에도 발병
반대로 관리 잘하면 발병 뒤 호전 가능
실제 치유 사례도 있다고 주장

관리방법으로 식이요법 중요성 강조
반드시 물리쳐야할 주적은 '당'
뇌 수명 갉아먹고 염증반응에도 관여
가공식품도 인지기능 저하 원인 지적

제아무리 부와 명예, 권력을 많이 가졌더라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노화는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섭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간의 몸도 하나의 물리적 도구와 같아서, 나이를 먹을수록 병이 잦아지고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긴다. 특히 알츠하이머의 경우 한 번 증상이 나타나면 대체로 호전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책 어때]'나이 든 탓' 아니고 '관리 안한 벌'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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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자는 이런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신경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데일 브레드슨(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인지연구분과 의료 부문 총괄)은 "'나이가 들면 원래 그래'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이른 나이에도 알츠하이머에 걸릴 수 있고, 반대로 잘 관리한다면 고령에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심지어 알츠하이머병을 '치유'한 사례도 있다고 주장한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측정한 뇌 부피도 개선되는 사례를 봤다. (중략) '나이 들면 다들 겪는 일'이라고 여겼던 문제가 전부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이전처럼 물건을 잃어버리지도 않고, 해야 할 일을 깜빡하지도 않고, 집중하지 못해 힘들어하지도 않았다."


최근 젊은 층의 치매·알츠하이머 환자가 급증하는 흐름은, 이 병의 원인이 단순한 '나이'가 아니라 '건강 관리'에 더 큰 비중이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읽힌다. 미국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가입한 지역 건강보험사 연합체 블루크로스 블루실드 협회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2013~2017년 30~44세 인구의 치매 진단율은 373% 증가했다. 55~64세(143%)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연구자들은 TV, 컴퓨터, 모바일 기기 등 전자기기에 대한 과도한 노출과 비만으로 인한 뇌 위축, 시냅스 활성 이상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조기 발병 치매 환자의 치료가 고령 환자와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단지 운이 나빠 신경퇴행성 질환에 걸린 것으로 치부하는 의사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현행 치매 치료제 역시 인지 기능을 일시적으로 강화하고 병의 진행 속도를 다소 늦추는 데 그칠 뿐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나는 오래전부터 의사가 (젊은이뿐 아니라) 60대, 70대, 80대 치매 환자들을 이런 식으로 치료하는 것은 잔인한 처사라고 주장해 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저자는 식이요법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는 그동안 당의 위험성에 비해 지방의 위험성만 과도하게 부각돼 왔다며 "반드시 물리쳐야 할 주적을 꼽자면 바로 '당'"이라고 강조한다. "당은 인체에 막대한 에너지를 단숨에 제공하는 대신 몸과 뇌의 수명을 갉아먹는다. 염증 반응에 관여하고, 기억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중략) 나는 당을 떠올리면 이 독 같은 물질이 우리 뇌에 극도의 혼란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일상에서는 당의 위험성이 다른 위험 요인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1967년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이 설탕보다 지방이 더 해롭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당시 연구비를 설탕연구재단이 후원했다는 사실은 2016년에야 밝혀졌다. 2015년에는 코카콜라가 과학자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며, 건강 문제가 음식이 아니라 운동량과 더 관련 있다는 주장을 퍼뜨리게 했다는 사실이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가공식품도 경계해야 한다. 10년에 걸쳐 1만 명의 식습관을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섭취 총열량 중 가공식품 비율이 20% 이상인 사람은 그보다 적게 먹는 사람보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28% 더 빨랐다. 저자는 "음식 속 영양소가 체내에서 쓰이기도 전에 빠져나가고, 탄수화물은 더 빠르게 흡수돼 염증을 촉발하고 인슐린 농도까지 높이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를 유발할 수 있는 수면무호흡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시도를 소개한다. 독일 뮌헨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학교의 신경심리학자 토머스 슈라이너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120가지 이미지를 보여주며, 각각과 관련된 특정 동사를 함께 제시했다. 예를 들어 사과 그림과 함께 '깨물다'라는 동사를 제시하는 식이다. 그림과 동사를 함께 떠올리면 두 자극을 연결하는 신경 연결 현상이 뇌에서 발생하는데, 이런 능력이 뛰어날수록 수면 리듬이 더 정상적인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취침 후 잠들기 전, 그림과 제시된 단어를 떠올리는 빈도도 더 높았다.


이 밖에도 저자는 하루 7~9시간의 규칙적인 수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병행, 고정된 루틴을 깨고 뇌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뇌 양생법' 등을 소개한다. 뇌의 신경가소성(신경 회로 재편)을 키우고 새로운 신경 경로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 책 어때]'나이 든 탓' 아니고 '관리 안한 벌'이다

책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건강 정보를 풍부하게 다뤄 큰 도움이 된다. 다만 545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 각 주장에 대한 근거 설명을 촘촘히 담다 보니, 독자로서는 다소 무게감에 눌리는 느낌도 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거나, 핵심 부분을 골라 발췌해 읽는 방식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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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뇌 | 데일 브레드슨 지음 | 제효영 옮김 | 심심 | 548쪽 | 2만5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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