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 약가제도 개선방안 논의…내년 하반기 시행
제네릭 약가산정 기준율, 오리지널의 53.55%→ 40%대로
종합적 약가 평가·조정기전 마련해 약제비 관리 합리화
정부가 제네릭의약품(복제약)의 가격 산정률을 기존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약 40% 수준으로 낮추는 강도 높은 약가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약제비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약가제도의 종합적인 개선을 통해 국내 제약산업의 체질 개선과 신약 개발 등 혁신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2025년 제2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약제비를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관리하고 국민 부담은 경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약가 산정체계를 개편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제네릭 가격 낮추고 혁신성에 가산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약제비 구조와 주요국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0%대로 조정한다. 현재 제네릭의약품의 가격은 오리지널의 53.55%를 기준으로 혁신성과 수급 안정기여도 등을 평가해 단계적으로 15%씩 깎이는 구조로 결정되는데, 개편안은 이 틀을 유지하면서도 평가 기준을 좀 더 세분화했다.
기존에 건강보험에 등재된 약제에 대해서도 약제별 등재 시점과 현재 약가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차적으로 조정을 추진하되, 이미 가산을 적용받고 있는 약제나 퇴장방지·저가·희귀 의약품 등은 제외하기로 했다.
제네릭 최초 등재 때 일률적으로 부여하던 가산은 폐지한다. 대신 혁신성과 수급 안정 기여도를 중심으로 가산율을 차등 적용해 정책적 우대를 확연히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품질이 낮은 제네릭이 무분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동일 성분 11번째 제제부터는 5%포인트씩 약가를 인하하는 계단식 인하도 강화된다. 최초 제네릭의약품이 출시될 때 10개 이상의 제품이 등재되면 1년이 경과한 후 11번째 제제 약가로 일괄 조정하도록 다품목 등재 관리도 보다 엄격화할 계획이다.
기존 사후관리제도들도 약가 조정의 예측 가능성과 제도 운영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한다. 적용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 사회·행정적 비용 부담 지적이 있어왔던 '사용범위 확대와 '사용량-약가 연동'의 약가 조정 시기를 일치 및 정례화하고, 실거래가 조사는 시장경쟁과 연계해 인센티브 기반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2027년부터 도입한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선별등재 이후 약제도 대상으로 포함하되 임상 유용성의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된 약제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등 제도 취지에 보다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편해 내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종합적 약가 평가·조정 기전도 마련해 2027년부터 3~5년 주기로 적용할 방침이다. 약가 운영의 예측 가능성은 높이고 약제비는 보다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약가유연계약제로 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높여
정부는 이와 함께 혁신적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은 높이고, 국내 제약산업이 보다 혁신 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등재 기간을 현재의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중증·난치치료제의 가치를 평가·조정하는 비용효과성 평가 체계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혁신적 의약품이 국내에 빠르게 도입되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에 별도로 계약을 체결하는 '약가유연계약제(가칭)' 적용 대상을 내년 1분기부터 대폭 확대해 신규등재 신약, 특허만료 오리지널, 위험분담제 환급 종료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까지 포함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혁신형 제약기업 등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상체계를 혁신 창출 노력 정도에 비례해 보상하도록 정교화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적용할 예정이다.
필수의약품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들도 마련한다. 그동안 장기간 개선 없이 운영되던 퇴장방지의약품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지정기준을 상향하고 정책가산 신설과 산업 환경변화 반영 검토 등 원가 산정방식을 고도화하는 등 다각적 방안을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또 국가필수의약품 등을 대상으로 한 약가 정책이 안정적인 공급을 유도할 수 있도록 보다 수급친화적으로 개선해 내년 1분기부터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우대기간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들 정책 과제들에 대해 추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최종 확정한 뒤 관련 법규들을 신속히 개정해 내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종합적 개선 방안을 통해 우리의 약가 제도를 주요국 수준으로 선진화해 국민들의 치료 접근성은 대폭 높이고 약품비 부담은 경감될 것"이라며 "혁신 및 보건 안보를 위한 투자 정도에 상응하는 합리적 보상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제약산업계가 보다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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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건정심에서는 올해 말 종료되는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과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 등을 2028년 12월까지 3년 더 연장하는 등 일부 시범사업의 내용을 개선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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