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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인 바뀐 제주맥주… '쓴맛' 삼키는 지역 주류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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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 속 음주 문화 변화
주류업계 '생존 시험대'
경영권 넘기는 맥주업체
중국 사업 접는 소주업체

지역에 뿌리를 둔 주류업체들이 흔들리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와 음주 문화 변화로 국내 주류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대기업들은 자본력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시장 장악력을 넓히고 있는 반면, 지역 주류사들의 경영 환경은 갈수록 더 악화하는 모습이다.


또 주인 바뀐 제주맥주… '쓴맛' 삼키는 지역 주류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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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감독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에 기반을 둔 한울앤제주(옛 제주맥주)는 지난 25일 기존 최대 주주인 한울반도체가 보유 지분을 유지한 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케이파트너스1호투자조합이 신주 647만2491주(120억원)를 인수하며 지분 29.24%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사실상 외부 투자자가 신규 자금을 투입해 경영권을 넘겨받은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실권주나 기존 지분 매매 없이 100%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 방식이었다. 인수 목적도 '경영참여'로 명시돼 단순 재무적 투자(FI)가 아닌 이사회 진입과 경영권 행사까지 전제한 전략적 투자로 풀이된다. 조합의 최다출자자 강용호 씨가 외부 차입 없이 전액 자기자본으로 120억원을 투입한 점도 눈길을 끈다.


또 주인 바뀐 제주맥주… '쓴맛' 삼키는 지역 주류회사 제주 에일 시리즈 3종.
소비 줄고 대기업 공세…경영권 내놓는 맥주회사

한울앤제주는 수제 맥주 열풍을 타고 코스닥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으로 상장한 기업이다. 제주 관광 수요와 로컬 브랜드 선호 트렌드를 겨냥해 맥주·하이볼 등 트렌디한 라인업을 확대했고, 양조장 견학·브랜드 협업 등 체험형 소비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전국 단위 유통·마케팅 경쟁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해 3월 자동차 수리업체 더블에이치엠에 매각됐다가 같은 해 11월 다시 한울반도체로 넘어가는 등 경영권 변동도 잦았다.


재무 상황 역시 개선되지 못했다. 상장 이듬해인 2022년 116억원, 2023년 104억원, 지난해 48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올해 3분기에도 29억원의 손실을 냈다.


또 주인 바뀐 제주맥주… '쓴맛' 삼키는 지역 주류회사

경남 대표 주류업체 무학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올 1~9월 무학의 연결 매출은 10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149억원) 대비 5.2% 줄었다. 내수 주류 매출은 973억원에서 943억원으로 3.1% 감소했고, 수출은 143억원에서 107억원으로 25.2% 줄었다. 영업이익은 126억원에서 80억원으로 36.5% 감소하며 수익성이 크게 약화했다.


무학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좋은데이'와 '화이트소주'를 앞세워 오랫동안 절대적 강세를 보여왔다. 2006년 출시된 '좋은데이'는 알코올 도수를 16.9%로 낮추고 지역 밀착형 마케팅을 강화해 지역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소비 패턴 변화는 무학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편의점 구매 증가, 저도주·하이볼 선호 확대, 회식 감소 등으로 지역 유흥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기존 전략이 더 통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철수·점유율 추락, 지역 브랜드 연쇄 약화

전남 기반 보해양조는 중국 사업 정리에 나섰다. 보해양조는 2017년 산둥성 위해에 현지 법인 '위해보가농원유한공사'를 세우고 잎새주 등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판매 부진과 시장 여건 악화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올해 4월 해당 법인을 청산하며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보해양조의 1~9월 매출은 678억원으로 전년동기(665억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주력 소주 매출(잎새주)은 5% 감소했다.


지역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은 전국적으로 뚜렷하다. 대선주조(부산), 금복주(대구·경북), 선양(대전·충남), 한라산(제주) 등 지역 대표 업체 모두 전국구 브랜드 공세에 밀리고 있다. 소비자 취향이 전국 브랜드 중심으로 이동하고 편의점·온라인 유통 비중이 급증하면서 지역 중심 유통망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시장에서 2017년 이후 소주 점유율 1위를 지켜온 대선주조는 올해 상반기 점유율 30%로 하이트진로(38%)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2019년 69%에 달했던 점유율은 6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제주 한라산, 경남 무학, 전남 보해양조, 대구·경북 금복주, 대전·충남 선양 역시 모두 하이트진로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대기업과 지역업체 간 광고·마케팅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올 1~9월 하이트진로의 판매관리비는 6929억원, 광고선전비는 1342억원에 달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판매관리비 8684억원, 광고선전비 1047억원을 집행했다. 같은 기간 무학의 판매관리비와 광고선전비는 각각 410억원, 38억원에 불과했다. 대선주조는 지난해 판매관리비 216억원, 광고선전비 31억원 수준으로 대기업과 30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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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관계자는 "지역 주류업체들이 지역 소비자 충성도에만 기대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음주 문화 변화와 경쟁구조 재편 속에서 제품·유통 혁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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