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이사도 우려한 베이시스 트레이드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동반한 국채 매매 전략
포지션 과열되면 금융 불안으로 이어져
"방향 전환 신중하고 계획적으로 해야"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미국 국채 투자 전략, 일명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가 최근 전 세계 주식,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 수익률이 저조했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헤지펀드의 국채 매매는 시장 내 원활한 거래를 위해 필요하지만, 과열될 경우 다른 금융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충격을 주는 만큼 미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도 베이시스 트레이드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Fed 이사가 경고한 '베이시스 트레이드'
리사 쿡 Fed 이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 연설에서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베이시스 트레이드와 같은 파생 계약은 마진 콜(증거금 요구)에 더욱 노출될 수 있고, 이는 국채 매도와 시장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쿡 이사의 연설 당시 미 증시 3대 지수는 개장 직후 2%대였던 상승 폭을 0.5%대로 순식간에 되돌리며 변동성을 키웠다. 한국·대만·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다음날 약세를 보였다. 가장 심한 타격을 받은 자산은 유동성에 민감한 가상화폐로, 당시 9만달러 아래에서 거래 중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순식간에 8만달러까지 추락했다.
투자자들이 당시 위험 자산을 투매한 이유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은 쿡 이사의 발언을 두고 "투자자들은 Fed가 물가상승률이 아닌 금융 불안정을 더 우려하기에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자산관리사 맥알바니 그룹은 "변동성은 커졌고 시장은 취약해졌다"며 "레버리지 투기에 대한 불안이 유동성 불안정성을 초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채 선물과 현물 가격 차 노리는 매매 전략
금융 안정 위협 요인으로 지목된 베이시스 트레이드는 헤지펀드가 주로 사용하는 국채 매매 전략으로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뜻하는 '베이시스(Basis)'를 이용한다. 미 국채 현물을 매입하는 동시에 선물을 매도하거나, 그 반대로 진행해 차익을 얻는다.
일반적으로 국채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는 미미하기 때문에 헤지펀드들은 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거래 한다. 보유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빌릴 수 있는 레포(REPO·환매조건부매매) 시장을 경유해 자기 자본의 수십 배 이상으로 투자 규모를 부풀린다.
베이시스 트레이드는 평소 미 국채 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지만, 경제가 불안정할 때는 위기의 진원지로 변모한다. 만일 국채 가격에 갑작스러운 변동이 생기면, 헤지펀드에 달러를 빌려준 은행들은 추가 증거금을 요구할 수 있다. 계좌를 유지하려는 헤지펀드는 급전을 마련해야 하니 보유 국채를 투매해 달러를 사들인다. 이 과정에서 국채 가격 변동성이 더욱 심화하는 것이다. 특히 자본 시장의 기준으로 쓰이는 국채 10년물 가격 변동은 채권뿐만 아니라 부동산, 증시 등 전체 금융 시장에 충격을 안길 수 있다.
과열되면 금융 불안…"신중한 방향 전환"
베이시스 트레이드가 온건한 수준이라면 충격을 관리할 수 있겠지만, 최근 들어 국채 시장에 투기하는 헤지펀드가 급증해 Fed의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 10월 Fe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발행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케이맨 제도 기반 헤지펀드들이었다. 헤지펀드가 보유한 미 장기 국채 비중은 10.3%로, 팬데믹 이전 평균(9.4%)을 넘어섰다.
베이시스 트레이드 과열은 과거에도 여러 금융 불안의 시작점이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가 대표적으로, 감염병 사태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베이시스 트레이드 연쇄 청산이 벌어져 Fed가 개입해야 했다. 2019년에는 Fed가 양적 긴축(QT)을 시도하자 헤지펀드들이 베이시스 트레이드를 급히 정리하면서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이때도 Fed가 직접 개입해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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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금리 인하로 시장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면, 헤지펀드의 베이시스 트레이드 포지션도 더 과열될 수 있기 때문에 Fed 내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쿡 이사는 연설에서 "금융 시스템은 여전히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산 가치 상승, 사모 신용 시장의 복잡성, 헤지펀드 활동이 국채 시장에 혼란을 가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하고 계획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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