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논단]AI의 답은 질문을 넘지 못한다

시계아이콘01분 30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질문의 질이 곧 사고의 수준인 시대
AI 리터리시 핵심은 질문 역량 강화

[논단]AI의 답은 질문을 넘지 못한다
AD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 기회를 드리고 싶군요. 개최국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셨으니까요. 누구 없나요?"

2010년 9월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장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말했다. 그 자리에 있던 500여명의 기자 중 절반은 한국 기자들이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수차례에 걸친 권유에도 불구하고 결국 질문은 없었다. 질문 없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검색의 시대를 지나 질문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뭐든 질문을 던지면 램프를 나온 지니처럼 AI가 답을 준다. 한마디로 생성형 AI는 초지능을 가지고 인간을 돕는 인류의 새로운 동반자다.


문제는 질문이다. 어떤 질문을 하든 AI가 답을 주지만 그 답은 질문을 넘지 못한다. AI는 입력된 질문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질문이 피상적이면 답도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에, 본질을 꿰뚫는 질문이나 통찰력 있고 창의적인 질문, 기존 틀을 흔드는 질문은 AI가 더 깊이 있고 더 나은 답을 끌어내게 한다. 결국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이끈다. AI와의 대화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AI 시대는 질문력의 시대다. 과거에는 정답을 찾는 능력, 지식의 축적 여부가 경쟁력이었지만, 지금처럼 AI가 답을 주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다. 질문의 수준이 곧 생각의 수준이다. 질문은 답을 얻기 위해 유용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본질을 파악하고 새로운 관점을 열고 문제를 풀어가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질문은 창의력과도 연결된다. 창의성은 새롭고 다르게 더 나은 가능성을 탐색하는 힘인데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은 답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릴 적부터 한결같이 객관식 사지선다형 문제를 풀면서 정답을 찾고 외우는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다. 질문하는 힘이 싹틀 겨를이 없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부모들이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니?' 하고 묻는다는 이스라엘과 참 대조적이다.


한 사회가 지속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다. AI 시대에는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얽히고설켜 있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난감한 게 우리의 교육 현실이다. 누구도 엄두를 못 낸다. 그렇지만 이제는 용기 있게 시작해야 한다. 다행히 AI의 등장은 절호의 기회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과는 관계없이 AI를 활용해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질문의 힘을 길러주는 것만으로도 메가톤급 교육혁신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AI를 활용한 질문교육과 질문학습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것은 가장 쉽고도 가장 강력하게 대한민국 교육을 혁신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다양하다. AI 활용역량, 질문역량, 비판적 사고력, 소통역량, 협력역량, 창의역량, 회복탄력성, 공감역량, 감성역량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 한 가지만 꼽으라면 뭘까? 단연 질문역량이다. 질문력은 비판적 사고력과 소통역량, 협력역량과 창의역량을 키우는 토대역량이다. 질문역량이 있어야 AI 활용역량도 제대로 기를 수 있다. 정답 찾는 사회에서 질문하는 사회로의 대전환을 위해 사회구성원 모두가 AI 리터러시의 핵심인 질문력을 키워야 할 때다.


AD


김현곤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전 국회미래연구원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