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대미 투자 기존 6000억달러서 대폭 증액
아브라함 협정 확대도 논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미 투자 계획을 기존 6000억달러에서 1조달러 규모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둘러싼 빈 살만 왕세자 배후설을 강하게 부인하며 왕세자를 적극 두둔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며 이 같은 투자 계획을 직접 공개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는 6000억달러 수준이었던 대미 투자 규모를 거의 1조달러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당신과 친구가 된 건 큰 영광"이라며 "1조달러에 달하는 투자에 깊이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후 5월 첫 해외 방문지로 사우디를 찾아 6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합의를 이끌어냈다. 사우디는 이번에 4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히며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양측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는 아브라함 협정 확대와 관련한 의견도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반응을 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모든 국가와의 관계 정상화는 바람직하며 사우디도 협정 참여를 원한다"면서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두 국가 해법'을 담보할 명확한 경로가 보장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현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에 반대하고 있어 협정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빈 살만 왕세자 배후설을 거듭 부인했다. 이는 빈 살만 왕세자가 사건의 배후라는 미 중앙정보국(CIA) 결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는 "카슈끄지는 매우 논란이 많은 인물로 많은 사람이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왕세자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 빈 살만 왕세자를 두고 "인권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며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자 오랜 친구"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관련 질문을 한 ABC 기자에게는 "손님을 난처하게 해선 안 된다"며 "ABC는 가짜뉴스이므로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 또는 가족이 사우디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이해충돌'이란 지적에는 "난 가족 사업과 무관하다"며 "내 성공을 내려놓고 미국의 더 큰 성공을 위해 일하기로 했다"고 받아쳤다.
지금 뜨는 뉴스
그러나 WP 등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이끄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사우디 리야드에서 부동산 개발을 추진 중이며, 그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역시 빈 살만 왕세자와 사업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