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공산당 하라 후보
26.73% 득표 집계
공화당 카스트 24.09%
16일(현지시간) 칠레 대선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한 칠레공산당 소속 히아네트 하라 후보가 손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다만 그는 과반 득표율에 못 미쳐 다음달 14일 최종 경선에 나선다. EPA연합뉴스
칠레공산당 소속 히아네트 하라 후보(51)와 공화당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59)가 임기 4년의 칠레 대통령을 뽑는 결선에 나란히 진출했다. 대선 최종 승자는 내달 14일(현지시간) 가려진다. 이번 대선은 칠레 최초로 좌·우 양극단 후보가 맞붙는 결선 구도가 될 전망이다.
칠레 선거관리위원회(Servel)에 따르면 16일 밤 9시 반 현재 개표율 86.9% 기준 하라 후보는 26.73%(300만4332표), 카스트 후보는 24.09%(270만7197표)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과반을 득표한 1위 주자가 나오지 않아 득표율 1·2위가 최종 양자 대결을 펼친다.
하라 후보는 칠레공산당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중도좌파 여당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에서 노동·사회보장부 장관(2022~2025년)을 지낸 그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자 권리 강화, 국영 리튬회사 영향력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차례 낙선 끝에 다시 대권에 도전한 카스트 후보는 신실한 가톨릭 신자로 피노체트 군사정권에 대한 '재평가'를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서 온 인물이다. 그의 부친은 독일 나치당원 출신, 형은 피노체트 정권의 장관을 지냈다. 카스트는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교도소 신설, 리튬 산업 민영화 등을 공약했다.
대권의 향방을 가를 현안은 이민 문제라고 미국 공영방송 NPR은 진단했다. 양당 후보 모두 불법 이민 통제와 해외 갱단과의 전면전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베네수엘라 갱단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와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기 위한 국경 강화 방안을 두 후보 모두 해결책으로 꼽았다. 칠레 내 불법이민은 공공치안 붕괴와 실업률 상승 등 경제 문제의 주범으로 꼽혔다.
이번 대선에서는 극우 성향 후보가 다수 출마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요한네스 카이세르 후보는 백신 접종 불신, 기후위기 부정 등 극단적 발언을 이어가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호를 차용한 '칠레를 다시 위대하게(Make Chile Great Again)'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하라 후보가 득표율에서 앞섰지만, 최종 대선 때는 우파 후보가 최종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AFP 등은 전했다. 카스트와 카이세르 후보 역시 투표 후 취재진과 만나 "국민은 더 이상 정권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며 보수의 연대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좌파 성향 보리치 현 정권의 부진이 하라 후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인 보리치 대통령은 2021년 대선에서 불평등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등에 업고 카스트 후보에 압승을 거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제 제약과 의회 반대로 사회개혁 공약 이행에 난항을 겪었다. 이로 인해 정권 지지율도 올해 5월 기준 20%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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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칠레 유권자들은 이날 하원의원 155명 전원과 상원의원 50명 중 23명도 함께 선출했다. 모두 보수 정당이 승리할 경우, 피노체트 정권 이후 처음으로 우파가 입법·행정부를 동시에 장악하게 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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