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함정도 韓서 건조 논의
핵연료 재처리, 美 지지 확보…우라늄 농축도 의미있는 진전
韓이 감내할 만한 범위 내에서 美투자 진행하기로
백악관도 공동 팩트시트 발표
車관세 명문화, 핵잠 건조 승인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한미 통상·안보 협상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JFS·합동설명자료)' 결과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발표하면서 "한미가 핵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방송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팩트시트를 직접 발표한 것은 예정에 없던 내용이다. 이번 합의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결과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난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이 담긴 공동설명자료로 팩트시트 작성이 마무리됐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 경제와 안보에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였던 한미 무역 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가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란과 그로 인한 국가적 사회 혼란 때문에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보다 뒤늦게 관세협상 출발점에 섰으나 한미동맹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존중과 이해에 기초한 상호호혜적 지혜를 발휘한 결과"라면서 "한미 모두가 상식과 이성에 기초한 최선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3500억달러(약 514조원) 대미 투자 펀드 등의 내용을 담은 한미 통상 합의로 인한 경제적 충격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또 상업적 합리성 있는 프로젝트에 한해 투자를 진행한다는 점을 양국 정부가 확인했다"면서 "공동회수가 어려운 사업에 투자를 빙자한 사실상 공여가 이뤄지는 거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는 확실하게 불식하게 됐다"고 했다. 또한 조선산업을 포함해 원전, 인공지능(AI), 반도체, 미래 첨단산업 등으로 파트너십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의 숙원 사업이었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에 대해서는 한미가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특히 미 해군 함정 등을 한국 내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책도 모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해서도 미 정부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매우 의미있는 진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13일(현지시간)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백악관은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백악관은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상선뿐 아니라 미 해군 함정 건조조차도 대한민국 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 지속적 주둔 확장 억제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공약도 거듭 확인했다"면서 "국방력 강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을 통해 한반도 방위에 대한 우리 주도적 의미를 천명했고, 미국은 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이 구체적인 이행방식까지 합의한 것은 관세협상 타결 107일 만이다. 양국은 지난 7월30일 큰 틀에서 관세협상에 합의했다. 우리 정부가 조선업 전용 1500억달러짜리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포함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제안했고, 미국은 한국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펀드를 어떻게 운용하고 어떤 품목까지 관세를 인하할지 등 세부내용을 정하지 못했다.
협상 세부내용은 지난달 29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하면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당시 최대 쟁점이었던 대미투자 현금투자 비중에서 합의가 이뤄진 덕이다. 한국 측은 현금투자를 연 150억달러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미국은 250억달러를 상한선으로 고집하고 있었다. 회담 전날까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지만, 당일 미국이 '연 200억달러'를 한도로 제안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다만 이 대통령은 통상 및 안보 협의가 매듭지어진 것에 대해 "이제 시작"이라면서 "국익을 지키려는 각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될 것이다. 국제 사회의 불확실성도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게 분명하다"고 설명하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럴수록 우리는 한미 협상 과정에서 보여줬던 담대한 용기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하나된 힘을 바탕으로 국력을 키우고 국익을 지키며 국민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유능한 실용외교를 바탕으로 외교 지평을 보다 넓히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며 세계를 연결하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글로벌 선도국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 불확실성이 심화될수록 역내 주변국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역내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냉엄한 국제질서 속 우리와 입장과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근거 없이 배척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라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러한 실사구시적인 자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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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통령은 "저는 다음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국한다"며 "나라 밖에서 활동하는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안심하고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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