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형기업 파산 655건
산업재·임의소비재 중심 타격
투자은행 등 금융권 노출 확대
올해 미국 대형 기업의 파산 건수가 2010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서브프라임 자동차담보 대출업체 트라이컬러와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즈의 잇단 파산으로 몸살을 앓은 월가에서도 경계감이 커졌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1~10월 누적 기준) 미국 대형 기업 파산 건수는 655건으로 집계됐다. 이미 2024년 연간 총합(687건)에 근접한 수준으로, 연말까지 포함될 경우 전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형 기업에는 자산·부채가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비상장사가 모두 포함된다.
파산 증가세는 2022년부터 이어졌으나 올해 들어 위기감이 더욱 짙어졌다. 10월 파산 건수는 68건으로 전월(66건)보다 소폭 늘었다. 지난 8월에는 76건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달 부채 10억달러 이상 규모로 파산한 기업은 부동산투자신탁(REIT) 기업인 오피스 프로퍼티 인컴 트러스트(OPI) 한 곳이었다. 이 회사는 채권단과 재무구조 조정안을 마련하며 파산보호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파산 기업 중 업종별로는 산업재가 98건으로 가장 많았고, 임의소비재(80건), 헬스케어(45건)가 뒤를 이었다. 산업재는 공급망 교란에 취약한 부문이며, 임의소비재는 경기 변화에 따라 수요 변동이 큰 자동차·커피·의류 등을 포함한다.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도 전에 미국 기업들이 이미 원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는 물가 상승과 고용 불안에 직면한 일반 가계에도 추가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대출·지급보증 등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큰 투자은행(IB) 등 금융업계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JP모건체이스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판매업체 트라이컬러 파산으로 1억7000만달러의 충당금을 쌓았다. 오일필터와 와이퍼 등을 제조하는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즈는 100억달러가 넘는 숨은 부채가 드러나면서 '사기' 논란까지 일었다. 지난 9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퍼스트브랜즈는 월가 주요 금융사들과 얽혀 있어 채권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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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퍼스트브랜즈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 일이 생기면 제 안테나가 바로 반응한다"며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주변에 더 있을 수 있다.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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