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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스트리밍 적자 탈출…韓·日을 '돈 버는 콘텐츠 공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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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루 글로벌 통합·요금 인상·아시아 제작 강화
흑자 전환 위해 '양보다 질' 선택…수익 개선
아시아 제작 글로벌 유통…제작비 할리우드 절반

디즈니, 스트리밍 적자 탈출…韓·日을 '돈 버는 콘텐츠 공장'으로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레이저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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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가 스트리밍 사업을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한다. 2019년 디즈니+ 출시 이후 6년간 추진해온 가입자 확대 경쟁에서 벗어나, 운영 효율과 이익률을 우선하는 구조로 전환한다. 훌루 글로벌 통합, 가격 인상, 아시아 제작 거점 강화가 핵심이다.


훌루 통합으로 글로벌 유통 일원화

디즈니는 지난달 8일 국제 시장의 디즈니+ 앱에 훌루 허브를 정식 도입했다. 앞서 북미에서는 훌루 콘텐츠를 디즈니+ 내에서 직접 시청할 수 있는 통합 앱을 선보였다. 기존 국제 시장용 브랜드였던 스타는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스타 브랜드를 없애는 이유는 명확하다. 북미에서는 디즈니+와 훌루가 따로 운영되고, 국제 시장에서는 스타라는 이름을 쓰면서 동일한 콘텐츠가 서로 다른 브랜드로 유통되는 비효율이 발생했다. 이번에 훌루로 통일하면서 마케팅 비용은 줄고 브랜드 인지도는 더 향상될 전망이다.


디즈니, 스트리밍 적자 탈출…韓·日을 '돈 버는 콘텐츠 공장'으로 왼쪽부터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 2의 이권 감독, 김혜준, 이동욱

더 중요한 변화는 콘텐츠 유통 구조다. 이제 한국과 일본에서 제작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훌루 라벨을 달고 전 세계 디즈니+ 앱에 동시 노출된다. 지역별로 흩어져 있던 제작을 하나의 글로벌 유통망 안에 집어넣은 것이다. 단순한 UI 통합이 아니다. 공급망 자체를 재편하는 작업이다.


통합의 효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만든 드라마가 북미 시청자 홈 화면에서 자동으로 추천되고, 일본 애니메이션이 유럽에서 별도 마케팅 없이 노출된다. 알고리즘이 장르와 시청 패턴의 기반으로 작동하면서, 제작 지역과 무관하게 콘텐츠가 확산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디즈니는 최근 여러 나라에서 케이블 네트워크를 축소하거나 종료하기도 했다. 선형 방송에 투입하던 자원을 스트리밍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단일 플랫폼 체제로 빠르게 이동한다고 볼 수 있다.


가격 인상으로 수익 체질 전환

플랫폼 통합과 동시에 가격도 인상됐다. 디즈니는 지난달 21일 미국 디즈니+ 요금제를 올렸다. 광고형은 월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광고 없는 프리미엄은 17.99달러에서 18.99달러로 조정했다. 훌루 광고형도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인상했다.


디즈니, 스트리밍 적자 탈출…韓·日을 '돈 버는 콘텐츠 공장'으로 왼쪽부터 '재혼 황후'의 이세영, 주지훈, 신민아.

이는 단순한 물가 반영이 아니다. 가입자 수보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과 광고 단가를 핵심 지표로 삼겠다는 전략 전환이다. 넷플릭스가 2022년부터 시작한 이 방식을, 디즈니도 이제 본격적으로 따라가고 있다.


예상대로 단기 반발은 있었다. 미국 데이터 분석사 안테나에 따르면 9~10월 한 달간 디즈니+ 해지율은 약 8%, 훌루는 10% 수준으로 상승했다. 평균 대비 두 배 수준이지만, 디즈니는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가격에 민감한 이용자를 정리하고, 고가 구독자 중심으로 시스템을 재편하고 있다.


실제로 수치는 디즈니의 판단을 뒷받침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디즈니 스트리밍 사업은 올해 들어 분기 단위 흑자를 기록하며 적자 구조에서 벗어났다. 출시 6년 만이다. 가입자 1억 명 확보보다 가입자 5000만 명에게 더 높은 요금을 받는 구조가 수익에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디즈니의 전략 전환은 OTT 산업 전체의 흐름과 맞물린다. 넷플릭스는 2022년 이후 가격 인상과 광고형 요금제 도입으로 수익성을 개선했고,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도 맥스 요금제를 재편했다. 저가 경쟁보다 이익률 확보가 생존 조건이 된 셈이다.


아시아를 글로벌 제작 허브로

디즈니는 수익 구조 개선과 함께 콘텐츠 공급망도 재편 중이다. 13일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에서 한국과 일본 신작 약 스무 편을 공개햤다. 이는 아시아를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 생산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선언과 같다.


디즈니, 스트리밍 적자 탈출…韓·日을 '돈 버는 콘텐츠 공장'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 컷

아시아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과 일본은 제작 인프라가 탄탄하고 서사 역량이 검증됐다. 할리우드 대비 제작비는 30~40% 수준인데, 완성도는 글로벌 수준이다. 투자 대비 효율이 높다. 게다가 한국 드라마와 일본 애니메이션은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 팬층을 확보했다. 언어 장벽을 넘어 소비되는 몇 안 되는 비영어권 콘텐츠다.


루크 강 디즈니 아태지역 사장은 "웹툰,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창작 원천에서 영감을 받은 현지 스토리텔러들과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캐롤 초이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총괄은 "독창성이 디즈니 스토리텔링의 핵심 동력"이라며 "아태지역 크리에이터들이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 작품으로는 '조각도시', '골드랜드', '재혼 황후', '현혹', '메이드 인 코리아',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 2, '21세기 대군부인'이 포함됐다. 일본에서는 고지마 히데오가 총괄하는 '데스 스트랜딩: 고립', 한일 합작 '메리 베리 러브', '도쿄 리벤저스: 삼천전쟁편', '캣츠 아이: 파트2', '메달리스트' 시즌 2 등이 공개된다.


이처럼 라인업이 두터운 이유는 디즈니가 2021년 아태지역 진출 이후 현재까지 155편이 넘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했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거쳐 무엇이 통하는지 파악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물량을 늘리는 단계에 들어섰다.


주목할 점은 이들 작품이 로컬 제작이지만 처음부터 글로벌 유통을 전제로 기획됐다는 사실이다. 제작과 배급, 광고 판매가 모두 디즈니 플랫폼 내에서 처리된다. 최근 훌루 통합도 그 일환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만든 콘텐츠가 훌루 라벨을 달고 북미와 유럽 시청자에게 자동 노출된다. 별도 라이선스 계약 없이 내부 유통망만으로 전 세계 배급이 완성된다.


디즈니, 스트리밍 적자 탈출…韓·日을 '돈 버는 콘텐츠 공장'으로 캐롤 초이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총괄
제작비 리스크 분산하는 협업 전략

이런 아시아 전략은 넷플릭스와 기본 구조가 유사하다. 두 회사 모두 자체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하지 않고, 현지 제작사와 협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넷플릭스는 2023년 4월 향후 4년간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JTBC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간 최소 스물다섯 편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 검증된 작품을 시즌제로 확장하기도 한다.


디즈니도 스튜디오N, CJ ENM 등 검증된 파트너사와 협력한다. 다만 작품 편수는 한일 합쳐 연간 스무 편 수준으로 넷플릭스보다 적다. 마블, 픽사 등 기존 글로벌 IP를 보유한 만큼, 아시아 오리지널에 올인하기보다 기존 IP와 균형을 맞추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는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현재 전략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스튜디오를 직접 운영하면 제작비 통제가 가능하지만, 고정비가 커진다. 협업 방식은 프로젝트별로 비용을 관리할 수 있어 훨씬 유연하다. 더 적은 비용으로 검증된 작품을 확보할 수 있다.


디즈니, 스트리밍 적자 탈출…韓·日을 '돈 버는 콘텐츠 공장'으로 '쇼군'의 사나다 히로유키

시스템 효율화로 수렴하는 전략

결국 디즈니가 추진하는 변화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플랫폼 통합으로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고,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며, 아시아 협업으로 제작비를 관리한다. 세 가지 전략은 모두 효율과 수익률로 수렴된다.


OTT 산업이 가입자 전쟁에서 수익성 경쟁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디즈니는 시스템 효율화를 선택했다. 론칭 초기처럼 마블과 스타워즈로 화제를 모으는 대신, 유통망을 정비하고 가격 체계를 재편하며 제작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콘텐츠 물량보다 운영 구조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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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넷플릭스처럼 압도적 물량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방식이 여전히 유효해서다. 디즈니는 자신의 강점인 IP 관리 역량과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조금 다른 길을 택했다. 스트리밍 시장 재편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홍콩=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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