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마지막 용돈 인증 사진에
'엄마 비상금' '할아버지 지갑 등
누리꾼 공감 쏟아져
고인이 된 아버지가 생전 마지막으로 건넨 용돈을 부적처럼 간직하고 있다는 사연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는 '마지막 용돈'이라는 제목의 글이 누리꾼 사이에서 감동을 주고 있다. 글쓴이 A씨는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줬던 오만원짜리 지폐 한 장"이라며 "차마 쓰지 못하고 보관하다가 부적처럼 소중히 지갑에 넣고 다녔다"고 적었다.
그는 "혹시라도 잃어버릴까 싶어 집에 다른 지갑에 옮겨둔 걸 까먹고, 오늘 지갑을 아무리 봐도 없어서 잃어버린 줄 알고 마음 졸이고 있었다. 다행히 찾았다"며 지폐 사진을 함께 올렸다. 사진 속 5만원권은 딱지처럼 가지런히 접혀 있고, 지폐 한쪽에는 '2016.12. 사랑하는 아빠가 마지막으로 준 용돈'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나도 있다" 누리꾼 사연 봇물
이 사연은 게시 하루 만에 조회 수 36만 회를 넘어섰고, 수많은 이용자가 "나도 있다"며 자신의 기억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누리꾼 B씨는 "난 엄마가 준 마지막 용돈이다. 엄마랑 고속도로를 달리다 엄마가 지갑을 뒤적거리더니 '어머! 여기 비상금이 있었네. 너 줄까?' 하고 주셨다. 그때 눈 부신 햇살에 빛나던 엄마 모습이 떠올라 이 돈을 보면 눈물만 흐른다"며 반듯하게 접어 보관 중인 5만원권 사진을 인증했다.
C씨도 "나도 할아버지 마지막 지갑 간직하고 있지"라며 사진을 올렸다. 낡은 갈색 가죽 지갑 안에는 지금은 보기 힘든 구권 5000원권과 1000원권이 그대로 꽂혀 있었다. 고등학교 때 하숙집에서 살았다는 D씨는 "어느 날 아빠가 손편지와 통닭, 그리고 이걸 사서 두고 가셨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나한테는 보물 중 하나. 지금도 이걸로 라디오를 듣고 있지"라며 오래된 오디오 플레이어 사진을 공유했다.
이 밖에도 "2014년 외할머니가 주신 만 원짜리 다섯 장. 나 아직도 보관 중이야" "마지막 입었던 바지 안에 있던 천 원짜리. 부적처럼 가지고 다니고 있는데 이런 거 보면 마음이 찢어진다" "아빠 반지를 목걸이로 하고 다니다가 잠깐 뺐다가 잃어버렸다. 아직도 중고 사이트에서 찾는 글 올리고 있는데 평생 못 찾을 것 같아 슬프다" 등 떠나간 가족의 흔적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지금 뜨는 뉴스
예상보다 큰 반응에 A씨는 다시 글을 남겼다. A씨는 "댓글이 계속 달린다. 내가 남긴 글이 이렇게까지 주목받을 줄 몰랐다"면서 "공감해 주고 같이 위로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분이 같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줄 몰랐다. 모두에게 그 돈은 '그리움의 증표' 같다"면서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