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지 않은 걸 구해줬다 말하는 건 말도 안 돼"
민주당 "정치 음모론 그만"… 양측 공방 확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을 향해 "계엄의 밤에 자신을 구했다는 주장은 허위"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여당 대표로서 계엄 해제에 앞장섰던 사실을 강조하며, 민주당이 오히려 이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음모론에 불과하다"며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양측이 '계엄의 밤' 공방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5일 한 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은 쫄리고 할 말 없을 때마다 자기들이 '계엄의 밤' 저를 구했다고 거짓말한다"며 "여당 대표인 제가 계엄을 막는 데 앞장서서 민주당 정치인들이 체포되는 것을 막았을 수는 있어도, 민주당이 저를 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민주당이 한 전 대표를 향해 "내란의 밤 기껏 윤석열 총구에서 구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뒤통수를 치는 '배은망덕 병증'"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응이다.
"죽더라도 계엄 막겠단 각오로 움직였다" 자평
한 전 대표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그날 저는 처음부터 목숨을 걸었고, 죽더라도 계엄을 막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계엄 해제하러 가는 저를 자기들이 굳이 못 들어가게 막지 않았다는 걸 가지고 '구해줬다'고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만약 민주당 정치인이 제가 계엄 해제를 위해 본회의장으로 가는 것을 막았다면, 특검 식으로 말해 그야말로 '계엄 해제를 방해한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계엄의 밤 민주당이 구해야 했던 사람은 겁먹고 숲에 숨은 이재명 대표"라며 "여당 대표임에도 먼저 계엄 반대 메시지 내고 동료 의원들과 계엄 해제 표결하러 국회 본회의장 들어간 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이 계엄을 반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 "만약 여당이 참여하지 않고 야당만 계엄 해제를 시도했다면, 출동한 계엄군이 적극적으로 진압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고 대통령이 승복하지 않아 계엄 해제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은 제가 했던 것처럼 '이재명 대통령이 계엄하면 민주당이 막겠다'는 말을 왜 못 하느냐"며 "설마 안 막을 거냐"고 반문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또 다른 게시글에서 "이 대통령 재판 재개 시 이 대통령이 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계엄으로 재판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저의 주장에 대해 민주당 정치인들이 험한 말로 릴레이식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작년 9월 '윤 대통령이 계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을 때 우리 당이 말도 안 된다며 반발했던 것과 비슷하다"며 "저는 그때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계엄하면 우리가 앞장서 막겠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고, 12월 3일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회고했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은 '재판이 재개돼도 계엄은 선포하지 않겠다'는 한마디면 된다"며 "민주당 의원들도 '만약 이 대통령이 계엄을 시도하면 우리가 막겠다'고만 하면 된다"고 했다.
앞서 한 전 대표는 전날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누군가 재판을 재개하기만 하면 이재명 정권은 끝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재판이 재개됐었을 때 민주당 정권이 순순히 승복하겠느냐. 지금 하는 행동 보면 그럴 것 같지 않다"며 "저는 오히려 이런 문제보다는 이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동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 "계엄 음모론, 제정신 차리길" 즉각 반발
이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계엄을 극복하면서 탄생한 정부 아닌가. 말도 안 된다"며 "한 전 대표가 상식적인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 계속 그런 얘기를 하면 정치판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도 "망언 릴레이를 즉시 중단하고 제정신을 차리길 바란다"며 "국가의 법치를 책임졌던 전 법무부 장관이자 여당의 전 대표가 근거 없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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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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