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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뮤지컬 60주년①]단순 공연예술 넘어 문화산업으로…K뮤지컬, 2막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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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고전 각색 '살짜기옵서예' 창작뮤지컬의 시작
어쩌면 해피엔딩·위대한 개츠비 '글로벌 경쟁력' 입증
티켓 판매액 5000억 돌파 기대…정부 예산 8배 증액
뮤지컬 산업 진흥법 추진 "반드시 통과" 여야 공감대

한국 뮤지컬이 내년 60주년을 맞는다. 1966년 '살짜기 옵서예'가 막을 올린 이후 반세기를 넘어온 국내 뮤지컬 산업은 올해 티켓 판매액 5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지난해 판매액 4651억원에 이어 또 한 번의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단순한 수치 이상의 변화가 무대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다. 초기에는 외국 작품의 라이선스 공연에 의존했던 시장이 이제는 창작 뮤지컬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박천휴 작가 등 창작진이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며 뮤지컬의 핵심이 배우에서 창작자로 이동하고 있다.


작품의 세계관과 서사가 하나의 지식재산권(IP)으로 자리 잡으며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국내 제작진의 글로벌 진출도 활발하다. 한국 창작진이 완성한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프로듀싱 팀과 협업한 '위대한 개츠비' 등은 'K뮤지컬'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한국 공연의 완성도와 창의성이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한국 뮤지컬이 단순한 공연 예술을 넘어 하나의 문화 산업으로 체계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뮤지컬 진흥법 제정, 지역 공연 인프라 확충, 첨단 기술과의 융합은 '공연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필수 과제다. 60주년은 과거를 기념하는 시점이 아니라 향후 10년을 내다볼 비전을 설계할 시기라는 평가다.

[韓뮤지컬 60주년①]단순 공연예술 넘어 문화산업으로…K뮤지컬, 2막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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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의 여정과 세계를 향한 비상

지난 5월 북미 공연계의 최고 권위인 토니상 시상식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6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작품상·극본상·음악상 등을 받은 이 성과는 한국 뮤지컬의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킨 상징적 사건이었다. 또한 한국 공연기획사 OD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한 '위대한 개츠비'는 브로드웨이에서 입장권 누적 판매액 1억달러 돌파를 앞두며 한국 프로듀서가 상업적으로 성공한 첫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한국 뮤지컬의 시작은 1966년 서울시민회관에서 공연된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전 '배비장전'을 각색한 이 작품은 패티김의 출연과 함께 4일간 7회 공연으로 1만6000명의 관객을 모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1980년에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국내에 소개되며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의 문을 열었다. 이후 1983년 정식 라이선스를 맺은 '아가씨와 건달들'이 초연돼 매년 재공연될 만큼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1990년대 들어 본격적인 창작 뮤지컬의 시대가 열렸다. 1995년 초연된 '명성황후'는 한국 최초의 대형 창작 뮤지컬로,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호진 연출은 명성황후 시해 100주년에 맞춰 작품을 무대에 올렸고, 이 작품은 누적 100만 관객과 1000회 공연을 돌파하며 1997년에는 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올랐다.


2000년대 초에는 '오페라의 유령'(2001)과 '지킬 앤 하이드'(2004)가 흥행에 성공하며 산업 성장의 불씨를 지폈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의 성공으로 투자와 제작이 활성화됐고, 2006년에는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 극장 '샤롯데씨어터'가 문을 열었다. 이 시기 삼성경제연구소는 뮤지컬 산업을 '신감성상품'으로 규정하며 급성장을 예견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산업이 일시적으로 침체했으나 2010년대 들어 '모차르트' '엘리자벳' 등 대형 작품이 연이어 흥행하면서 시장이 회복됐다. 동시에 '광화문 연가' '서편제' '웃는 남자' 등 창작 뮤지컬도 활발히 제작됐다. 2012년 이후에는 창작 뮤지컬의 IP 수출이 본격화되며 약 40~50편의 작품이 해외에 진출했다. K컬처의 확산과 함께 한국 창작 뮤지컬은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침체기를 지나 현재 국내 뮤지컬 시장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올해 입장권 판매액은 5000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3분기 기준 판매액은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영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뮤지컬 시장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韓뮤지컬 60주년①]단순 공연예술 넘어 문화산업으로…K뮤지컬, 2막이 오르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사진 제공= NHN링크]

정부 지원 확대… 관련 법 통과 기대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K뮤지컬 지원 예산을 올해 31억원에서 241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국회에서 '뮤지컬 진흥법'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뮤지컬 지원 예산을 8배 가까이 늘린 것은 정부의 뮤지컬 산업 육성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정부는 콘텐츠 및 공연예술 분야 전반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을 이어가고 있지만 K뮤지컬 예산은 뮤지컬 산업에만 특화된 유일한 예산 항목이다. 세계적으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을 받으며 한국 뮤지컬의 위상이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투자 확대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김진희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예술전통과장은 "K뮤지컬 국제마켓, 뮤지컬 예비인력 발굴·육성, 전문 프로듀서 글로벌 역량 강화 등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트라이아웃 공연장 운영과 제작 지원 등 신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존에 쇼케이스 단계까지만 지원하던 K뮤지컬 해외진출 사업을 전막 공연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역시 뮤지컬 한류 확산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업계는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 발의한 '뮤지컬 산업 진흥법'이 내년쯤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9월2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뮤지컬협회 '뮤지컬포럼 2025'에 참석해 "뮤지컬 산업 진흥법은 국회의원으로서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법안 중 하나"라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법안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여야 간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은 뮤지컬 산업 진흥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규정하고 전문 인력 양성, 저작권 보호, 인프라 확충, 수출 지원, 전담기구 지정 등 뮤지컬 산업 발전에 필요한 과제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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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최근 정부와 국회의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연말에 법안 논의가 본격화되고 내년 상반기쯤 제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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