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논단]피어나는 대한민국, 정치만 바뀐다면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논단]피어나는 대한민국, 정치만 바뀐다면
AD

세계의 주목 속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과제였던 한미 관세 협상을 타결했고, 여러 외교적 성과도 있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국제적 공감도 확인했다.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호의적인 행보 또한 우리 증시의 불장에 기름을 부었다. 주식시장은 초유의 주가지수를 기록하며 치솟고, 반도체가 주도한 수출도 몇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풍 가득한 가을의 절정이다. 요 며칠은 겨울을 예고하는 듯 상당히 쌀쌀하다. 외교적 성과의 이면에는 남은 과제들이 있다. 불자 속 주식시장의 중장기 전망은 또 다른 문제이며, 고용구조나 서민경제의 어려움 같은 실질 경제는 여전히 남은 숙제다. 무엇보다 상식을 넘어서는 권력정치가 "정치만 없으면 좋을 텐데"라는 한숨을 토하게 만든다.


APEC의 21개국 정상 이름으로 채택한 '경주선언'은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협력 의지를 담았다. 역내 자유무역 의지를 선언한 그 자리에서 우리는 자유무역에 대비되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압박을 받아들였다. 트럼프에게 선물한 금관이 미국 내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왕은 없다(No Kings!)' 시위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은 역설이었다. 미국도 참여한 21개국 선언이다, 그래서일까, 트럼프는 1박 2일 자기 일만 보고, APEC 본회의 때나 선언일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국제적 다자 협력을 무시하고 개별적 힘으로 밀어붙이는 트럼프의 방식이다. 일방적 패권주의다.


보호무역이 국제적 자유무역 흐름에 반하더라도 각 나라가 채택할 수 있는 국제경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트럼프가 상호관세를 넘어 우리에게 3500억달러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강탈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이를 수용하는 것이 포괄적인 대미 관계에서 불가피하거나 실용적이라고 판단해 받아들인 것이다. 미국의 투자 강요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을 미국 주도의 공급망 체제에 확실하게 편입시키려는 전략도 담고 있다.


매년 투자액 200억달러 이행이 과연 우리의 국내 산업이나 해외 투자전략에 어떤 족쇄가 될지 관건이다. 물론 우리 정부에서 발표하듯이 10년 이상 예상되는 기간에 안전장치나 상업적 합리성을 우리가 잘 지켜낼 수 있을지, 놓치지 않아야 할 향후 과제다. '핵추진잠수함' 건조 문제도 관세나 투자 협상 타결 못지않게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주목받았다. 관철해야 할 숙제지만, 트럼프의 승인이 빈말을 넘어 실현되려면 극복해야 할 난제들이 적지 않다.


지드래곤의 K팝 공연 현장을 해외 정상들이 휴대폰에 담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뉴스거리가 됐다는 보도는 K컬처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이미 유엔 무대의 연설로 주목을 받은 바 있는, BTS의 RM은 APEC의 CEO 정상회의에서도 연설했다. 한국의 비빔밥을 예로 들면서 국제적 다양성의 공생과 협력을 말했던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막상 비빔밥의 당사국인 우리 자신의 정치는 공생과 협력이 아니라 극도로 양분된 현실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여·야가 서로를 향해 내란 추종 세력, 위헌적 독재 세력이라며 흑백 대결을 벌이고 있다. APEC이 마무리되자 여권에서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중지하는 '재판 중지법' 입법을 본격화했다. 국민의힘의 재판 재개 압박에 더해 대장동 중죄 판결을 보면서 다급해졌는지 여당에서 정당방어 입법이라고 했다. 국정 안정법으로까지 치장했다. 법률로 헌법을 통제하려는 황당한 시도였다. 결국 불필요한 입법이라는 대통령실의 판단으로 입법 시도를 철회했다.


이런 패권적 권력정치만 사라진다면, 증시의 활황까지 더해진 K컬처 시대의 한국 가을이 더 아름답게 다가올 텐데!


AD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